천안함 생존장병들 "물기둥ㆍ섬광ㆍ화약 냄새 없었다"

국과수 사체 검안 결과 "정황상 익사로 추정"

기사입력 2010-06-24 오후 2:40:43

국회 천안함사태진상조사 특위 소속인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24일 천안함 생존 장병 58명의 주요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최 의원은 "주요 진술내용을 보면, '물기둥, 섬광, 화염은 보지 못했으며, 기름 냄새를 맡았다'는 것"이라며 "조사는 먼저 '1 대 다수방식'으로 자필진술서를 받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1 대 1'방식으로 추가적인 진술조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공개한 진술서 중에는 "화약, 가스 냄새는 없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최 의원은 이와 함께 천안함 사태 희생 장병의 '사체검안 결과 보고서'와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에서 활동한 '외국 조사단 명단'도 공개했다.

최 의원은 "국립과학 수사연구소는 4월 15일 함미, 23일 연돌, 24일 자이로실에서 수습된 시신 총 40구에 대한 사체검안 결과 '외상 또는 질식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희박하고 정황상 익사로 추정된다'는 종합소견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진술 내용은 사고 직후인 지난 3월 27일에 조사한 것을 비롯해 대부분 사고 발생 초기의 증언을 담고 있다.

민군합동조사단은 이후 지난달 20일 '북한에 의한 어뢰 피격'이라고 결론을 내린 다음에야 "견시병의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다"는 등의 증언을 추가로 공개했었다.

이 진술서에 따르면 천안함 생존장병인 박모 대위는 "함교 당직사관 근무중, '꽝'하는 소리와 동시에 배가 우현으로 80~90도 기울어졌고, 불빛, 섬광, 화염, 물기둥, 연기 등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모 중위는 "41포 R/S실에서 동료들과 대화 중, '쿵'하는 충격음과 함께 정전이 되었고, 기름냄새가 났으나, 사고원인은 판단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외에 다수의 장병들이 "기름냄새가 났다"고 진술했다.

김모 원사(진)는 "침실에서 부사관 능력평가대비 공부 중, '쿵'하는 소리와 함께 정전, 화약 가스냄새는 없었으며 외부의 어떤 충격으로 사고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진술했고, 김모 상사도 "CPO침실 2층 침대에서 취침 중, 외부에서 '꽝'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가 3층 침대에 부딪치면서 바닥으로 떨어졌고 화약 냄새는 없었으나, 기름 냄새는 많이 났다"고 진술했다.

또한 김모 하사, 이모 하사 등은 "사고 원인은 어뢰(또는 기뢰)로 생각됨"이라는 개인 의견을 진술하기도 했다.

▲ 지난 4월 7일 천안함 생존장병들의 기자회견 모습.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