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견해 만이 널리 유포되고 있으나 우리는 그것을 즉각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18일자 모스크바발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천안함 침몰원인'과 관련하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나의 해석'이란 '북 어뢰의 수중 외부폭발에 의한 침몰'이라는 한국측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를 말한다. 따라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측 조사결과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며, 다른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어 "그(조사) 결과가 명확하고 공적 지식이 되는대로 우리는 범죄에 대한 처벌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처벌 대상'에 대해서는 "어떤 국가 또는 세력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러시아 전문가팀이 방한해 우리측 조사결과를 검토한 뒤 지난 7일 귀국한 바 있다. 최근 브누코프 주한러시아 대사는 2~3주 후에 러시아측이 자체 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주한러시아대사관은 18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최문순 의원이 브누코프 주한러시아대사와 만나 나눈 말을 토대로 한 18일자 <노컷뉴스> 보도를 지목해 브누코프 대사의 말을 "엄중하게 왜곡하는 기사"라며 "러시아 연방 대사관은 이 사실에 격분한다"고 밝혔다.

이어 "천안함 침몰사건 원인에 대하여 러시아연방 대사에 귀착시키는 발언은 뻔뻔스러운 거짓말이며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이며 "최문순 의원이 즉시 이런 정보를 공개적으로 반박하여 러시아연방대사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18일자 <노컷뉴스>에 따르면, 최문순 의원은 브누코프 대사로부터 이번 천안함 침몰사고가 2000년 8월 12일 노르웨이 북부 바렌츠해에서 발생한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침몰 사건과 똑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측은 이 사건 초기에 침몰원인을 외부폭발로 추정했으나 1년 11개월의 조사결과 잠수함 내 어뢰에서 연료가 유출돼 폭발이 일어났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최 의원은 "브누코프 대사의 말은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논란을 말한 것일 수도 있고, 천안함이 북한 어뢰가 아닌 내부폭발로 일어났을 가능성을 염두해 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노컷뉴스>는 전했다.

이에 앞서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브누코프 대사는 최문순 의원에게 '천안함 사건이 크루스크호 침몰사건과 똑같다'고 말한 적이 없다. 또한 '러시아 조사단이 천안함을 내부폭발로 잠정 결론 내렸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최문순 의원실측에 정정보도를 요청할 예정이고, 보도자료도 낼 예정이다라고 러시아대사관측에서 알려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문순 의원측은 17일 만났을 때, 브누코프 대사가 '천안함 사건이 크루스크호 침몰사건과 똑 같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