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이 숨긴 UAE 원전수주의 비밀, 사실상 ‘혈세건설’ ‘28년간 최대 110억 달러 대출’ 조건 숨겨… 지난해 국민 세금 지원 날치기
(라디오21-코리아포커스 / 민일성 / 2011-01-31)
이명박 정권이 파병논란까지 감수하면서 추진한 UAE 원전공사가 사실상 우리나라가 건설자금의 절반 이상을 28년 동안 대출해주는 조건으로 계약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22조 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미공개 계약조건에 대해서는 1년이 지나도록 밝히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은 2009년 12월 27일 한국컨소시엄이 프랑스와 일본 경쟁업체를 제치고 47조 원에 이르는 UAE 원자력 건설사업을 따냈다고 밝혔다. UAE 원전 건설에 드는 비용은 186억 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20조 원 이상이지만 당시 건설자금은 모두 아랍 UAE가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한국은 건설만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미국 경제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 통신은 “국책 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이 UAE 원전에 100억 달러(약 12조 원)를 빌려줄 계획이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UAE 프로젝트에는 수출입은행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출이 이뤄질 것이다”고 밝혔다. 정부의 미공개 계약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30일 MBC 시사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말 양국 정상회담이 참여하는 기공식을 열 예정했으나 무기한 연기했다. 자금 부분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 수출입은행이 작년 11월 한나라당의 한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문건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이 원전 수주 금액의 절반가량인 90억 달러에서 최대 110억 달러까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돼 있다. UAE 원전 건설에 드는 총 비용 186억 달러의 절반 이상이다. 대출기간은 28년으로 사상 유례 없이 긴 기간이다. 수출입은행이 지금까지 해외전기발전 플랜트 사업에 지원한 금융 규모는 10개 나라, 21억 달러가 전부였다.
그러나 현지에서 계약 당사자인 한국전력 직원들을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밝혔다. 이에 ‘시사매거진 2580’이 취재를 진행하자 한국전력 측은 현지 담당자들이 계약 내용을 잘 몰라 혼선이 있었다며 서면 답변을 통해 금융지원 사실을 뒤늦게 시인했다. 해외원전 건설 비용의 절반 이상을 대출해주기로 계약한 것은 한국이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일인데 이를 1년 이상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186억 불의 수주 금액 전부를 UAE 정부가 직접 부담하는 것으로 홍보를 했다면 이것은 잘못된 사실을 전달한 것이다”며 “따라서 원전 건설 공사의 어떤 이익을 과대 홍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 큰 문제는 UAE에 빌려줄 100억 달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규모가 너무 크고 대출기간이 28년으로 전례 없이 길기 때문이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여태까지 했던 것을 모두 합한 것보다 5배가 넘는 금액”이라며 “정부가 국민하고 의논 없이 정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수출입은행은 국내 민간 기업 참여를 유도했지만 1년이 다된 지금까지 참여의사를 밝힌 금융기관이 단 한 곳도 없다. 규모가 너무 크고 대출 기간도 너무 길기 때문이다.
정부는 UAE에 빌려준 돈은 나중에 이자를 붙여서 돌려받기 때문에 손해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신용등급 차이 때문에 오히려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AE에 돈을 빌려주려면 우리 은행들도 해외에서 돈을 빌려와야 하는데 신용등급 차이 때문에 대출 금리 차이가 생긴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에 따르면 UAE는 국가 신용등급은 AA로 우리나라(A)보다 두 단계나 더 높다. UAE의 해외 대출 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낮은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가 UAE보다 비싼 금리로 돈을 빌려 싼 이자로 대출해주는 역마진이 생길 수 있다.
김상조 교수는 “우리는 비싼 금리를 주면서 돈을 빌려다가 UAE 정부에 빌려주고 그것을 낮은 금리로 돌려받는 이런 과정을 거친다”며 “금융 비용을 우리나라 정부와 국민이 부담할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비용 부분은 국민의 세금으로 떠넘겨졌다. 지난해 12월 여당 단독으로 강행처리된 2011년 새해 예산안에는 정부가 수출입 은행에 천억 원의 예산을 출자하는 계획이 들어갔다.
이혜훈 의원은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예산지원이 왜 필요하냐라고 물었을 때 수출입은행과 재경부에선 첫째는 원전수주, UAE 원전에 대한 금융지원을 수출입은행이 해야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올해도 정부에 5천억 원의 출자(현금 1500억 원 및 현물 500억원 신청)를 더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UAE에 빌려줄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국민의 세금을 수혈해서라도 자산 건전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시사매거진 2580’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UAE에 대출해줄 자금 조달이 늦어져 만약 원전공사가 차질을 빚게 되면 제2, 제3의 해외 원전 수주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신인도에도 악영향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파병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한 해외원전수주이기에 투명하지 못한 정부의 태도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손해 보는 사업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도 클 수밖에 없다고 ‘시사매거진 2580’은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