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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망하게 되어있다(3)
2.오일 쇼크 :

(가) 현재 상황

쇠퇴하는 미국의 경제력은 원유 공급의 제한이라는 또 하나의 희생을 강요했다. 체질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미국을 제치고 중국은 2010년 여름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소비국으로 등극했다. 이 자리는 미국이 지난 한 세기 동안 차지했던 자리다. 에너지 전문가 마이클 클레어는 이 변화가 중국이 "우리 지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결정권을 틀어쥔" 것과 같은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란과 러시아는 2025년까지 세계 천연가스 공급량의 절반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할 것이고 이는 이 나라들이 에너지에 굶주린 유럽에 대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할 것이다. 원유 매장량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는 가운데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경고했듯이 러시아와 이란 두 국가가 15년 내에 "에너지 왕초로 떠오를 것"이다.

이런 주목할 만한 현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주요 원유 공급자들은 쉽고 값싸게 추출할 수 있는 원유를 계속 퍼내고 있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의 원흉인 BP사의 원유 시추 시설 '딥워터 호라이즌'이 주는 진짜 교훈은 이 회사의 엉성한 안전 기준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스필캠'을 통해 보고 있었던 단순한 사실이다. 에너지 대기업 중의 하나인 BP도 이윤을 높이기 위해 클레어가 '힘든 기름'이라고 부른, 수면 아래 수 km에 달하는 곳에 묻혀 있는 기름을 찾아 헤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멕시코만 사태의 진짜 교훈이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요소는 중국과 인도가 점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석연료 공급량이 현재 수준에 머무른다고 해도(그렇지도 않겠지만) 수요 증가와 그에 따른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다. 게다가 가격 상승은 매우 급격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다른 선진국들은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이 위협에 공격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와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대체 에너지 개발에는 거의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대신 지난 30년간 원유 수입 의존량을 두 배로 늘린 것이다. 1973년 36%였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2007년 66%까지 치솟았다.

(나) 2025년의 시나리오

미국은 에너지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를 계속 유지했고 2025년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는 오일 쇼크가 야기됐다. 한달새 원유값이 4배로 폭등했던 1973년 오일 쇼크도 이번 오일쇼크에 비교하면 우스운 수준이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장관 회의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렸고, 폭락하는 달러가치에 화가 난 이들은 앞으로 원유값을 엔, 위안, 유로의 바스켓을 구성해 지불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조치는 오직 미국의 원유 수입가를 더욱 폭등시켰다. 이와 동시에 중국과 장기 계약을 체결한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들의 준비통화를 달러에서 위안으로 바꿈으로써 외환 사정을 안정시켰다. 중국은 엄청난 투자를 통해 아시아를 가로지르는 대량의 원유 파이프라인을 설치했고, 세계 제일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가진 페르시아만의 사우스 파스에서 이뤄진 이란의 천연가스 탐사에도 투자했다.

미국 해군이 더 이상 페르시아만에서 동아시아로 가는 유조선을 보호할 수 없게 되자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는 새로이 걸프 동맹을 맺고, 항공모함을 포함한 중국 함대가 오만 만(灣)을 근거지로 페르시아만 순찰을 강화한다는 방안을 확정했다. 막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영국은 인도양의 섬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미군기지 임차를 중단했고, 호주 정부 역시 중국의 압력으로 인해 프리멘틀 항구를 미군의 태평양 함대인 제7함대의 모항으로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미국 측에 통보해 왔다. 이 항구를 빼앗김으로 인해 미 해군은 인도양에서 쫓겨났다.

고작 책상 위에서 펜대 몇 번 굴리고 몇 차례의 간단한 언론 발표를 가진 후, 미국 군사력으로 페르시아만을 영원히 보호한다는 계획이었던 (1979년의) '카터 독트린'은 2025년 종말을 맞았다. 미국으로 하여금 이 지역으로부터 값싼 원유를 무제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던 모든 요소, 즉 병참 계획, 환율, 해군력 등은 모두 사라졌다. 이 시점에서 여전히 미국은 대체 에너지로는 전체 에너지 수요의 12%만을 충족시킬 수 있었고 에너지 소비의 절반 가량을 원유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오일 쇼크는 미국을 허리케인과 같이 강타했다. 물가는 경악할 만큼 올라갔고, 여행 비용은 믿기 어려울 만큼 비싸졌으며, 오랫동안 계속 감소했던 실질임금은 자유낙하 수준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미국의 모든 수출품은 경쟁력을 잃었다. 실내 온도계는 계속 내려갔고, 휘발유값은 천정까지 치솟았으며, 달러는 비싼 기름값을 지불하느라 해외에 계속 흘러나갔고, 미국 경제는 마비됐다. 오랜 동맹관계도 무너졌고 재정 압박이 치솟으면서 해외 주둔 미군은 단계적 철수를 시작했다.

겨우 몇 년 만에 미국은 기능적 파탄을 맞았고 미국의 세기는 종말의 시각을 향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 아프가니스탄 남부의 도시 칸다하르 인근에서 미 해병대원들이 부상당한 동료를 구조 헬리콥터로 옮기고 있다. ⓒ뉴시스

3. 군사적 모험 :

(가) 현재 상황

직관적인 판단과는 반대로, 국력이 쇠퇴하기 시작한 제국은 무분별한 군사행동을 보이곤 한다. 이런 현상은 역사가들 사이에서는 제국의 '소군국주의(micro-militarism)'로 알려져 있다. 비록 일시적이고 대재앙을 초래한다 할지라도 새로운 영토를 차지함으로써 후퇴 또는 패배의 상처의 달래기 위한 심리적 보상행위의 일종이다. 하지만 이는 제국주의적 시각에서 봐도 비합리적인 이런 작전은 국력 손실을 가속화하는 굴욕적인 패배나 재정 출혈을 가져올 뿐이다.

역사를 보면 궁지에 몰린 제국들은 오만으로 인해 더욱 몰락을 부채질했다. 오만으로 인한 군사적 실수는 그들에게 괴멸적인 타격을 안겼다. 기원전 413년 이미 약화될 대로 약화된 아테네는 200척의 함대를 시칠리아에 파견했는데 이 함대는 전멸했다. 1921년 죽어가던 스페인 제국은 2만 명의 병사를 모로코에 보냈고 이들은 베르베르 게릴라에 의해 대패했다. 1956년 저물어가던 대영제국은 수에즈를 공격함으로써 망신을 자초했다.

미국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고 2003년에는 이라크를 침공했다. 수천 년 동안 제국들이 그랬듯, 미국도 오만을 부렸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파병 규모를 10만 명으로 늘렸고 파키스탄까지 전선을 확대했으며 2014년이나 그 이후까지 군사 개입을 계속함으로써 이 게릴라들이 횡행하고 핵으로 무장한 '제국들의 무덤'에서 크고 작은 여러 재앙을 초래했다.

(나) 2014년의 시나리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소군국주의'의 시나리오는 곧 실제 상황이 됐다. 미군은 소말리아에서 필리핀에 걸쳐 한정된 전력으로 넓은 전장을 감당해야 했고, 이스라엘, 이란, 한국에서 긴장은 고조됐다. 재앙에 가까운 군사 위기를 위한 조합이 완벽하게 갖춰진 셈이다.

2014년 한여름, 규모가 많이 줄어든 미군 수비대가 지키는 아프간 남부의 전략 요충지 칸다하르는 탈레반 게릴라에 의해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함락됐다. 미군 항공 전력이 앞이 보이지 않는 모래폭풍으로 인해 지상에 머물러 있는 동안 생긴 일이었다. 미군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당황한 미군 사령관은 복수를 위해 B-1폭격기와 F-16전투기를 동원해, 탈레반의 수중으로 들어갔다고 판단되는 이 도시 주변을 전부 파괴했다. 일명 '스푸키(으스스한 것)'로 불리는 미군의 AC-130U 지상공격기는 가공할 화력을 뿜어 땅을 호미와 가래로 고르듯 지역 전체를 초토화시켰다.

그러자 이 지역 전체의 이슬람 예배당에서 성직자들이 지하드(성전)를 선포했다. 미군으로부터 전쟁의 방향을 돌리기 위해 오랜 훈련을 받은 아프간 정규군은 단체로 탈영하기 시작했다. 곧 탈레반 전사들은 이 나라 곳곳에서 놀랍도록 정교한 무기로 미군 수비대를 공격했고 미군 인명 피해는 급격히 증가했다. 1975년 베트남의 사이공(현재의 호치민 시)에서의 장면을 연상시키며, 미군 헬리콥터는 카불과 칸다하르에서 지붕 위에 올라와 있는 미국 군인과 민간인들을 구조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수십 년 동안 이어진 교착 상태에 머리끝까지 화가 난 석유수출국기구(OPEC) 지도자들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멈추지 않는 것과 중동 지방에서 알려지지 않은 수의 무슬림들을 살해한 것에 대한 경고의 뜻으로 미국에 새로운 원유 수출 금지 조치를 가했다. 휘발유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유전은 말라 가자 미국은 또다른 행동에 착수했다. 특수작전군을 보내 페르시아만의 유전을 포위하도록 한 것이다. 이 조치는 엄청난 수의 자살폭탄 공격과 송유관과 유정에서의 사보타지(태업)를 불러왔다.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가득했고 유엔에서는 외교관들이 들고 일어나 미국의 군사행동을 맹렬히 비난했다. 세계 사람들은 역사를 뒤돌아보며 1956년 대영제국의 종막을 알렸던 영국의 수에즈 공격에 빗대 이를 '미국의 수에즈'라고 논평했다. 
작성일자 : 2010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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