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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요원들 "정권 오른쪽 갔으니 친북세력 찾겠다"
국정원 요원들 "정권 오른쪽 갔으니 친북세력 찾겠다"
"장민호씨 수사접견서 회유.협박"... 시민사회단체 '경악'
2008년 04월 17일 (목) 14:55:22 박현범 기자 tongil@tongilnews.com

   
▲ 17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는 한국진보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각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가운데 소위 '일심회'사건 장민호씨에 대한 국정원의 회유협박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제 정권이 오른쪽으로 갔으니 청와대 386에서부터 통일연대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손보지 않았던 친북세력들을 찾으려 한다”

국정원 요원들이 이른바 ‘일심회’ 사건의 연루자로 현재 대전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장민호(46.미국명 마이클 장)씨를 접견해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져 시민사회가 경악해 하고 있다.

‘일심회’ 가족대책위측은 국정원 요원 2명이 지난달 13일 대전 교도소 고충처리반 민원실에서 수사접견을 이유로 장씨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접견에서는 또 “장선생이 동지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출소 후 자기 살 길 준비에 바쁜데 장선생은 7년 만기 다 채우고 어떻게 앞으로 살 것이냐”면서 사실상의 회유.협박을 했다고 대책위측은 주장했다. 장씨는 접견 이틀 뒤인 15일자 서신을 통해 ‘일심회’ 가족 대책위측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대책위는 현재 복역 중인 이정훈(45), 손정목(44)씨 등 다른 관련자들에게도 이같은 사실이 있는지 교도소측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정훈씨가 요청한 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측이 2월말께 이씨가 복역 하고 있는 전주교도소를 찾아와 접견신청도 하지 않은 채 사찰만 하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386’에서 통일운동단체인 통일연대 등이 구체적으로 지명되면서 이같은 일이 벌어지자, 시민사회단체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안정국’ 기류의 구체적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진보연대 황순원 민주인권국장은 “진보진영에 대한 공안탄압의 실체적 건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전후로 국가보안법 사건이 연이어 7건 발생하면서, 시민사회단체는 보수정권이 들어서자마자 공안정국이 조성되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특히 시민사회단체는 장씨를 접견한 국정원 요원이 수사과장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접견 당시 나온 발언들이 국정원이나 청와대의 방침인지를 주목하고 있다. ‘일심회’ 가족대책위의 전 간사였던 문치웅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 모임’ 간사는 “수사과장이면 3급 부이사관으로 교도소 소장급이다”며 “과연 독단적으로 한 것인지, 국정원의 방침인지, 아니면 청와대의 의중이 실린 것인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는 또 국정원 요원들과 장씨의 접견이 교도관의 입회없이 교도소 고충처리반 민원실에서 진행됐다는 것을 석연찮게 보고 있다.

   
▲ 이날 기자회견에는 소위 '일심회' 사건으로 징역 6년을 선고 받고 전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이정훈씨의 부인 구선옥씨도 참가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한국진보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등은 17일 오전 11시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으로 정해진 수사 접견실이 아니라, 교도소 고충처리반 민원실에서 그 누구의 입회나 기록도 없이 은밀하게 진행된 것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공작과 음모에 다름 아니다”면서 “대규모 간첩단 혹은 조직사건을 조작하여 공안정국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번 사건으로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승교 변호사는 “변호인 접견 외에는 교도관이 입회해야 하고 기록해야 한다"며 "만약에 안했다면 교도소에서 의무를 회피한 것이다. 국정원측에서 요구한 것이면 그쪽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대전교도소 관계자는 “일반접견에서는 미결수의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입회하게 돼 있고, 기결수의 경우 사람이 입회하지 않으면서 소위 CCTV 장치에 의해서 직원이 입회하는 것과 같은 간접 효과를 누리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수사접견의 경우는 따로 규정이 있지 않고 교도소측의 재량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접견이라는 것이 공무상 하는 것이다. (수사접견에) 구태여 입회할 필요가 뭐가 있나. 자연스럽게 입회하지 않는 것이 관행처럼 자리 잡았고, 예외적인 경우에는 필요에 의해서 한다”며 “국정원 요원이라는 점을 감안해 누구든지 눈에 띄는 공간이 아닌 곳을 (교도소측 담당자가) 만들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교도소에는 하나 밖에 없었던 수사접견실도 지난해 용도가 변경돼 현재는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래군 인권사랑운동방 상임활동가는 “이 문제가 앞으로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어떤 구체적 사건으로 나타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벌써 지역의 어느 단체부터 민노당까지 연계한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는 형편이다”고 우려하면서 “(공안당국이) 계속 예고탄을 쏘고 있다. 전체를 보면서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공동대응을 호소했다.

가족대책위와 진보연대를 비롯한 인권단체과 변호인단은 정보공개 요구를 통해 누가 어떤 내용으로 접견했는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으며, 불법 수사 행위가 발견될 경우 법적 대응을 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심회’ 사건은 국정원측에 의해 2000년 6.15 공동선언 발표 이후 최대의 ‘간첩단’ 사건으로 부풀려졌지만, 법원은 '일심회'의 이적성은 인정했지만 검찰이 주요하게 내세웠던 '이적단체' 구성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4월 16일 형사합의25부(김동오 부장판사)는 장민호(46ㆍ미국명 장마이클) 씨에게 징역 9년과 자격정지 9년, 추징금 1천 900만원을 선고한 것을 비롯해 이정훈(45)씨와 손정목(44)씨에게 각각 징역 6년과 자격정지 6년을, 이진강(45)씨에게는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을, 민주노동당 전 사무부총장 최기영(41) 씨에게는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작성일자 : 2008년 0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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