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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에는「전쟁이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상책이다…」라는 구절이 씌어 있다. 적과 맞붙어 피 흘리지 않고도 이길 수만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최상의 승리임은 두 말할 나위없다. 이런 성격의 전쟁이 바로 ‘심리전’ 이다. 심리전에는 전평시의 구분이 따로 없다. 피아 전선이나 국경도 없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소리 없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전쟁형태이다.
특히 오늘날은 고도로 정밀화 된 대량 살상 및 파괴의 가공할 무기의 발달로 인해 무력을 통해 국가 간의 갈등을 해결하거나 국익을 도모하기란 쉽지 않다. 승자도 패자도 없이 함께 공멸하는 무모함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주변강대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전시작전통제권 마저 미국에 위임된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의 의지대로 전쟁을 결행하기 어렵다. 그래서 더욱 직접적인 전쟁을 치루지 않고도 ‘통일’이라는 국가비전과 ‘승리’라는 군의 목적달성이 가능한 ‘심리전’이 중시된다.
심리전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상대편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조성하여 패배의식과 도망주의를 만연케 함으로서 항전의지 자체를 파쇄 궤멸케 함이다. 겁을 주어 심리적으로 제압 위축시키고 기선을 제압하여 초기 결전의지를 차단 말살함으로서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지래 포기 폐퇴케 만드는 작전이다. 미군정하에서 일본군출신 친일 세력들에 의해 자행되었던 민족진영 지도자들의 암살과 제주 4.3학살, 여순 학살 등 수많은 민간인 학살은 바로 친일분자들이 군을 동원하여 자행한 일종의 심리전이었다 할 수 있다.
두 번째 원칙은 상하간의 불화와 반목을 조장 확대하여 상호 불신케 함으로서 지휘체제를 교란 무력화시키는 작전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극도의 불신을 받게 되는 것은 국가 심리전적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위험요소다.
세 번째는 심리전 공격이건 방어건 그 주제는 반드시 진실에 입각하여 설정해야한다는 원칙이 있다. 대적 선전의 주제라 할지라도 사실이 아닌 내용을 날조 조작하여 꾸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거짓으로 기만함은 일시적으로 속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시간이 가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게 되어있어 오히려 걷잡을 수 없는 불신의 혼란을 자초 패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금번 천안함 사태에 임하여 국가심리전의 주요수단인 언론매체들이 취한 일련의 행태를 위와 같은 심리전의 원칙을 기준으로 파악해 볼 때 그들이 과연 국가안보를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몇몇 수구 신문들은 대북적대의식 고취가 국가안보의 전부인양 대북응징의 증오심 증진에만 정신 팔려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 무작정 단정해 놓고 특유의 선동적 여론몰이의 억지주장에만 몰두했다. ‘아니면 말고’식으로 북한의 군사력과 전투기량을 과대 포장 하여 연일 선전해줌으로서 결과적으로 북한의 대남심리전을 적극 도와주는 이적행위를 저지르는 우를 범했다.
그들은 애초부터 천안함 침몰 사고의 원인을 사실대로 진실하게 밝히는 데는 뜻이 없어보였다. 오로지 자신들의 편향된 수구적 입지확대와 특정정파의 이익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이용하려는 듯이 예의 북풍조작의 효과를 재연해 보려고 측은하리만치 안간힘을 썼다.
그들은 사고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밝혀내겠다는 정부와 군 당국의 노력마저 폄훼하면서 오로지 대북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상징 조작에만 집착함으로서 국민들이 정부의 의도를 불신케 만드는 심리전적 이적행위를 범했다.
대적 선전의 주제설정도 진실을 바탕으로 하는데 하물며 대국민 홍보야 더 말할 나위 있겠는가? 정부는 금번사태 관련 문제의 본질을 국가심리전적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 진실만이 정부와 군을 신뢰케 만들어 안보의 기초를 튼튼히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입각하여 안보태세를 새롭게 다져나가기를 당부한다.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 표명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