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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흑해함대 우크라이나 주둔 기간 25년 연장
러' 흑해함대 우크라이나 주둔 기간 25년 연장
메드베데프-야누코비치 회동(AP=연합뉴스)

가스 가격 인하 합의..관계 재설정 초석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에 주둔 중인 러시아 흑해함대의 주둔 기간을 25년 연장해 주기로 했다고 21일 러시아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취임 후 첫 우크라이나 방문에 나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코프에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우크라이나가 흑해 함대 주둔 기간을 25년 연장하고 원한다면 추가로 5년 더 연장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회담 직후 시한 연장 합의서에 서명했다.

   러시아 흑해함대는 1997년부터 20년 계약 조건으로 매년 수천만 달러를 주고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 내 세바스토폴 항구를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친 서방 성향으로 러시아 영향력에서 벗어나려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희망했던 빅토르 유셴코 전 대통령이 임대 연장을 반대하면서 러시아와의 마찰을 빚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 우크라이나 방문(AFP=연합뉴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어 "시장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가격이 1천㎥당 330달러를 넘어가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산 가스 구입 시 100달러 인하된 가격에 받게 될"이라면서 양국 간 가스 가격 재협상이 타결됐음을 확인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전례 없던 것으로 할인된 가격은 올해 4월분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337달러에 러시아산 가스를 구입하고 있다.

   양국 국영 가스회사는 이날 곧바로 2019년까지 적용되는 가스 공급 협정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가스 가격 재조정으로 한해 4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 금융위기와 주요 수출 품목인 철강 가격 하락 등으로 지난해 마이너스 15% 성장률을 보인 우크라이나는 한 달 약 7억 달러가 드는 가스 대금이 국가 재정 운용에 치명적이라고 판단. 러시아 측에 가스 공급가격 재협상을 촉구해 왔다.
또 이전 정권에서 양국 간 가스 가격 마찰 때문에 수시로 빚어졌던 유럽행 가스 중단 사태도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러시아는 현재 유럽행 가스의 80%가량을 우크라이나를 통해 보내고 있다.

   이날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흑해 함대 주둔 연장을 대가로 가스 가격을 인하해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러시아 언론들은 러시아 측의 가격 인하에 대한 반대급부로 우크라이나는 국영 항공기 제작 업체 주식 또는 자국 가스 저장시설 임대와 정유공장 및 원전 건설 공사 시 일정 지분을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지난 정권에서 불편했던 관계를 완전히 청산하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양국 관계는 유셴코 전 대통령 시절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추진, 러시아어의 공용어 배제, 흑해함대 주둔 반대 등 우크라이나의 반(反) 러시아 정책과 소비에트 시절 대기근 등 역사 해석 논쟁과 가스 분쟁으로 크게 악화했다.

   이 때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현 총리도 대통령 시절이던 2006년 3월을 끝으로 더는 우크라이나를 찾지 않았고, 메드베데프 대통령 역시 임기 막판까지 러시아에 적대감을 드러낸 유셴코 전 대통령을 만나기를 거부해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친러시아 성향의 야누코비치 정권이 들어서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양국은 내달 2차대전 승전 65주년 기념행사에 양국 해군이 흑해에서 합동 축하 해상 퍼레이드를 벌이고 6월에는 7년 만에 합동 해상 군사훈련을 하기로 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오늘 만남은 비공식적이지만 매우 중요하다"면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돌리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내달 17~18일 우크라이나를 공식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1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핵 안보정상회의에서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만난 뒤 방문 일정을 한달 여 앞당긴다고 발표해 그 배경에 여러가지 추측이 일기도 했다.
작성일자 : 2010년 0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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