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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주일미군 이번엔 살인 의혹
한겨레] 주일미군 병사의 잇따른 강력범죄로 일본 열도가 다시 들끓고 있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 소속 해병대원의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미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오키나와에서는 23일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규탄하는 현민대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범인이 미군으로 확인될 경우 일본 국민들의 들끓는 감정에 기름을 끼얹는 결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경찰은 지난 19일 저녁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미 해군기지에서 1㎞ 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택시 운전사(61) 피살사건과 관련해 차 안에서 20대 초반의 주일미군 병사 명의의 신용카드를 발견하고 이 병사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신용카드 명의자인 미군은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 7함대 순양함에 배속된 하사관으로, 수주일 전 출항한 순항함에 승선하지 않고 탈영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시게루 방위상은 21일 각료회의에서 "미군으로부터 (사병이) 살인사건에 관여돼 있을지 모르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범인이 특정돼 있지 않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주일미군과의 연락을 취했는지는) 경찰에게 물어봐라"고 말해, 일단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지난 2006년 1월에도 요코스카 기지소속 미군 1등항해사가 56살 여성을 강도살해한 혐의로 체포되는 등 일본에서는 주일미군과 관련한 크고 작은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 이후 번화가 등에서 미군과 일본 경찰이 공동 순찰을 실시하고 방범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 등을 포함한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했다.

민주, 사민, 공산 야 3당은 미-일 지위협정 개정안을 마련해 주일미군 범죄 용의자에 대해 기소 전에 일본쪽에 신병인도를 요구할 수 있도록 다음주 일본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어서 이번 사건의 불똥이 미-일 지위협정 개정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작성일자 : 2008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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