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정치부 박지환 기자] 미국 국방부가 1일 '2010 4개년 국방검토(QDR) 보고서'를 통해 주한미군의 해외배치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미군의 대원칙에 따라 주한미군의 해외차출 가능성이 종종 언급된 적은 있지만 미국의 방위목표와 전략 등을 담은 공식적인 QDR 보고서에 관련 내용이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QDR 보고서는 "현재 주한미군은 전진배치(forward-deployed)에서 가족을 동반하는 전진주둔(forward-stationed)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가족동반근무제가 완료될 경우 주한미군을 해외에 배치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또 "가족동반근무제가 완전히 시행되면 주한미군을 한국으로부터 전 세계의 분쟁지역으로 차출할 수 있는 군 병력의 풀(pool)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한반도 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자국내 연설 등을 통해 주한미군의 해외파병 가능성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샤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4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토론회에서 "주한미군이 미래에 좀 더 지역적으로 개입하고 전세계에 배치될 수 있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 국방부는 이날 미국의 QDR 보고서에 주한미군 해외배치 가능성이 적시된 것과 관련해 "주한미군 차출에 따른 보완책은 앞으로 양국이 협의할 문제"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주한미군의 복무정상화(1년→3년 연장)는 중장기적으로 추진될 사안이고, 주한미군의 해외차출 문제는 복무정상화의 장점과 연계돼 제기된 것이기 때문에 타임플랜(중장기 계획에 따라)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전략적 유연성을 주한미군에 어떻게 적용할지는 앞으로 협의할 문제"라며 "주한미군은 한미연합방위의 필수전력이기 때문에 한국 방위를 고려해 최우선으로 협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주한미군의 해외차출로 한반도 내 전력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른 관계자도 "주한미군의 해외파병은 복무정상화가 완료될 경우 한국에 근무하는 미군이 다른 곳에 근무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융통성을 발휘한다는 것이지 감축 의미한 것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 국방부 윌리스 그렉슨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QDR 보고서 발표 직전 한국 국방부의 장광일 정책실장에게 40여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QDR의 작성취지를 자세히 설명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또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12월4일 방한해 QDR 작성과 관련된 우리측 의사를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QDR 보고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이 세계평화에 미치는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확산방지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과 이란을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국가로 분류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4년을 주기로 발행되는 미국 국방정책 검토보고서, QDR에는 향후 4년간 미국의 방위목표와 전략, 이를 수행하기 위한 부대전력 소요 등이 반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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