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국가 상대 소송 제기“아이들 가르칠 돈도 모자라는 판에 주한미군이 50여년 동안 쓰다버린 땅 오염치유비까지 내라니요.”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기막힌 일을 당했다. 국방부로부터 파주시 문산읍 선유리에 있는 캠프 자이언트 부지 내 옛 문산제일고 부지 20필지 9만137㎡를 인계받으라는 요청을 받았다. 땅을 돌려주겠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내막을 들춰본 도교육청은 황당했다. 옛 교육청 소유 땅을 돌려받는 대신 기름과 중금속으로 오염된 이곳의 환경치유비 100억원과 건물철거·폐기물처리비 20억원 등 120억원을 부담하라는 것이었다. 이 땅의 공시지가가 115억2100만원을 감안하면 배보다 배꼽이 큰 형국이다.
그 이유는 ‘주한미군 등에 관한 국·공유재산 관리법’ 때문이었다. 이 법에 따르면 주한미군이 국가·지자체의 재산을 관리·사용 후 국방부 장관에게 반환할 경우 주한미군이나 국방부 모두 원상회복의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대신 원 소유주가 책임지도록 돼 있다.
이 법에 의해 국방부는 캠프 자이언트 부지 중 국방부 부지에 대한 환경치유를 맡았다.
하지만 부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기도교육청 땅에 대해서는 소유주인 도교육청이 빨리 인수해서 (환경치유를) 하라고 종용한 것이다.
문제의 부지는 주한미군이 징발해 50여년째 사용해오다가 2007년 우리 측에 반환한 땅이다. 그런데 지난해 조사 결과 전체 부지의 30%인 2만8339㎡가 유류에, 170㎡가 중금속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난 문제가 된 바 있다. 이 같은 국방부의 요구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50여년 동안 재산권 행사를 못한 것도 억울한데 미군이 불법으로 오염시킨 땅 환경치유비까지 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징발법과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환경정책기본법, 토양환경보전법 등 모든 법마다 토양오염 시 오염원자가 피해배상 등의 책임을 지도록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유독 ‘주한미군 등에 관한 국·공유재산 관리법’만 지자체 소유 토지는 원상회복 없이 반환토록 돼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정은 경기 화성시 매향리 미공군 사격장도 마찬가지다. 국방부는 2007년 5월 주한미군 측으로부터 2351만6000㎡의 사격장을 돌려받은 뒤 자신 소유인 97만1000㎡의 육지 사격장에 대해서만 환경오염 치유 중이다.
반면 농섬 등 바다갯벌은 소유자인 국토해양부로 떠넘겼다. 농섬 주변은 사격행위로 중금속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말 서울행정법원에 캠프 자이언트에 대한 ‘오염토양 정화’ 청구소송을 냈다.
또 문희상 의원(민주당)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징발해제 부지도 토양오염을 제거한 뒤 반환토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해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