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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그랜드바겐, 득보다는 실”
이명박 대통령이 깜짝 제안한 북핵 해법인 '그랜드 바겐(Grand bargin·일괄타결)' 구상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최근 해빙기로 접어든 남북 및 북·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3일 현재 북한 측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지만 북핵 6자회담 참가국, 특히 한국과 미국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한·미-남·북-북·미' 전반 신뢰 상쇄
우선 대북 및 외교전문가들은 현 동북아 정세를 감안할 때 '그랜드 바겐 구상은 비현실적'이라데 입을 모았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그랜드 바겐의 형식은 '패키지 딜'이지만 내용은 북한의 '선(先) 핵폐기 요구'"라면서 "기존 북핵 해법과 기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으며 이를 북측이 수용할 가능성은 '제로(0)'"라고 일축했다.

특히 숙성되지 않은 이 대통령의 제안이 모처럼 화해무드를 타고 있는 남북 및 북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 또는 북미간 불신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랜드 바겐을 제안한 것은 오히려 북한을 압박하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대화와 접촉을 통해 북핵사태를 억제하고 동시에 상호 신뢰를 쌓으며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그동안 6자회담국이 합의했던 '동시행동적 원칙'과 이에 따른 '단계적 접근법'을 이 대통령이 모두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북한을 제외한 5자국간 신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설사 그랜드 바겐 구상을 5자국이 수용하더라도 구체적인 내용 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마찰이 있을 것으로 보여 단기에 실현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미 북핵 마찰음..공조체제 '흔들'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내달 초께 북한과 양자대화를 준비중인 미국 측은 그랜드 바겐 구상을 노골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이언 켈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정책이고 그의 연설이기 때문에 내가 코멘트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21일 "솔직히 모르겠다"면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그런 얘기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 17일 주한 미 대사관 측에 그랜드 바겐의 개념과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면서 "당시 캠벨 차관보가 일본 출장중이어서 보고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 같다"고 서둘러 진화했다.

그러나 북핵 문제가 국제적 '핫 이슈'이고 우리 정부가 강조한 '굳건한 한미 공조체제'를 감안하면 외교부 당국자의 해명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한 외교 전문가는 "북미대화를 준비중인 미국 입장에서 그랜드 바겐 구상은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생각'으로 느낄 것"이라면서 "다만 최근 북미대화가 임박했고 그 중재역을 중국이 맡고 있는 상황에 대한 '국내 정치용'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작성일자 : 2009년 0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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