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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계속되는 진보진영 탄압
MB정부 출범하자마자 '공안 피로감' 잔뜩
2개월 동안 보안법 사건 7건... "진보진영 운동력 실험"?
2008년 03월 13일 (목) 17:12:15 박현범 기자 tongil@tongilnews.com

이명박 정부가 공식 출범한지 채 한 달도 안됐지만, 벌써부터 '공안피로감'이 몰려오고 있다. 새 정부의 출범을 전후로 잇따라 터져 나온 국가보안법 사건과 최근 비정규직 문제의 상징과도 같았던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 농성장이 강제 철거되면서 시민사회진영에는 위기의식이 짙게 깔려 있다.

이명박 정부의 공식 출범을 전후로 한 2개월 여 동안 터져 나온 국가보안법 사건은 7건. 매 주마다 1건인 셈이다. 참여정부 들어 그나마 줄어들었던 보안법 사건이 새 정부에서 다시 상승곡선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채 한 달도 안 돼 '공안피로감'이 몰려 오고 있다.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들이 지난 12일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공안탄압'을 중단하라면서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통일뉴스 자료사진]  
 
최근 발생한 보안법 사건들은 10년만의 정권교체를 맞은 공안기관들의 '실적 올리기' 성격이 짙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윤기진(33)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남측본부 의장 구속이다. 윤 의장은 1999년부터 횟수로 10년간 수배생활을 해 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 이틀 뒤에 구속됐으니 10년만의 보수정부 출범 직후 잡혀 들어간 것이다. 지난달 24일 보안수사대에게 집과 학교를 압수수색 당한 전교조 소속 최모 교사는 경찰측 관계자로부터 "수 년 전부터 조사해 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전교측이 '공안탄압의 연장선에 있는 기획수사'라며 펄펄 뛰는 이유다.

<이명박 정부 출범 전후 공안사건 일지>

○ 1월 2일 : 류선민 한총련 15기 의장 구속
○ 1월 25일 : 법원, 농민시인 정설교씨 징역1년 집행유예 2년 구형
○ 1월 29일 : 김형근 전교조 교사 구속
○ 2월 19일 : 실천연대 송현아 선전위원장 구속
○ 2월 24일 : 전교조 소속 최모 교사 가택 및 학교 압수수색
○ 2월 27일 : 윤기진 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 구속
○ 3월 2일 : 경찰, 반전운동가 김광일씨 체포영장 발부 통보
○ 3월 12일 : 코스콤비정규직 노동자 천막 농성장 강제철거

'법과 질서'를 강조하는 '대통령의 입김'이 결과적으로 '공안칼날'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사.정' 문제로 보안법 사건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지만, 180여 일 동안 천막농성을 벌여온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법과 질서'를 앞세우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를 새 행정부가 그대로 따르는 꼴이다. 앞서 경찰이 '법질서 확립'이란 이명박 대통령의 천명에 따라 시위현장에서의 즉결심판과 전기충격총(테이져건) 도입 등을 구상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정권 출범 이후의 추이를 지켜봐 온 진보진영은 '보수정권의 진보진영 죽이기'로 바라보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보안법 피해자 가족,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 등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는 바로 4월 9일 총선을 앞둔 이명박 정권과 공안당국이 진보세력을 총선 승리의 제물로 삼으려는 의도에 다름 아니다"며 "노동사회단체들과 통일운동 인사들을 불순한 좌파세력으로, 법질서 파괴의 주범으로 몰아 보수 심리를 자극하려는 속셈"이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러나 '공안정국'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공안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지만, 시민사회진영은 이렇다 하게 손을 쓸 형편이 아니다. 보안법 사건의 경우, 2004년 대규모 보안법 폐지 운동 이후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쪽의 동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당장은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정당 중 이러한 문제들에 유일하게 의회정치력을 발휘해 왔던 민주노동당이 최근의 분당사태와 총선준비로 제 몸 추스르기가 급한 형편이어서 관련 단체들의 답답함이 큰 눈치다. 사회적 분위기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보다 경제문제가 현안이 돼 있는 것도 큰 장벽이다.

   
  ▲ 민주노동당과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권은 진보진영 공안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의 박래군 정책기획팀장은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나오는가에 대한 관망을 하는 정도인 것 같다. 이쪽의(시민사회진영) 문제가 자체가 대응할 태세가 안 되어 있다"며 "민주노동당의 분당사태 이후로 제대로 잘 안 되고 있고, 빨리 이런 문제들을 피해자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을 넘어서 운동진영이 같이 고민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명박 정권이 등장하게 되면 당연히 냉전전선은 일정하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용주의를 표방하고 있어서 과거와 같은 식의 냉전전선은 아닐 것으로 봤다"면서도 "그러나 진보진영이 혼란기이다. 진보세력의 힘이 약화되는 과정이 있다"고 현 정국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부의 입장에선 한.미FTA, 한.미동맹 강화, 남북관계를 하는데서 비판적 운동을 최대한 약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저항의 강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저항이 강하지 않다면 보이지 않는 그물을 짜서 전략을 지속적으로 할 우려가 있다"며 "단순히 사건 몇 개로 볼 것이 아니라 진보진영전체의 운동력을 실험하는 것을 봐야 한다. 진보진영 전체의 운동을 약화시키는 사건이 아닌가? 진보진영 전체가 큰 그림을 놓고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어려운 이유는 국민들이 공천정국에 관심이 쏠려 있고,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가 급하기에 이런 사건들이 일부운동가나 특정 소수의 문제로 축소되고 있다"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이 민생의 어떤 고리로 이어지는가를 발견해야 한다. 사실은 한국사회에서 냉전체제를 유지하는데 엄청난 자원의 부담이 든다. 사상.양심의 자유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민생문제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다"고 말했다.

작성일자 : 2008년 0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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