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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쫑잉 교수(브루킹스연구소 연구실에서) |
| 글/사진 홍일표(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시거센터 방문연구원) 워싱턴 싱크탱크들 사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연구주제를 손꼽아 본다면 중동과 이라크 문제가 지난 몇 년간 가장 큰 관심을 받아 왔다고 할 것이다. 수많은 군사전문가, 지역전문가, 외교정책전문들이 수렁에 빠진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략을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쏟아 내 왔다. 부시 행정부 자체도 다른 문제에 대해선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이스라엘, 시리아 최근에는 이란까지 거의 모든 외교 및 군사역량을 중동 지역에 집중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 오랫동안 군림할 것만 같았던 미국의 위상은 오히려 더욱 추락하기 시작하였고,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은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으로 급젹하게 성장하였다. 특히 “중국의 부상(the Rise of china)”은 조만간 “미국-중국” 양대 강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은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니다(필자는 이미 <글로벌 브레인 투데이>에 지난 2007년 11월 14일 [미국 싱크탱크들의 중국 연구 열풍 : ‘위협’과 ‘협력’, ‘의심’과 ‘기대’의 공존](http://www.makehope.org/report/thema/brain/interviewview.php?id=15&cate_key=2&st=15&srh_key=&srh_value=)이라는 글을 통해 미국 싱크탱크들의 중국연구의 현황과 문제점, 전망을 짚어본 바 있다). 필자는 지난 2월 19일, 중국 인민대학(人民大學) 국제관계학과 교수이자 현재 브루킹스연구소 북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Center for Northeast Asian Policy Studies) 방문연구원으로 워싱턴 디씨에 머물고 있는 팡쫑잉(Pang, Zhongying) 교수를 만나 미국 싱크탱크들의 중국 연구에 대한 중국 연구자의 시각, 중국 싱크탱크의 현황과 쟁점들에 듣는 시간을 가졌다. 팡쫑잉 교수는 현재 중국 인민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이며, 인민대학교 국제대학원 글로벌 스터디 센터(Center for Global Studies) 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글로벌 정치경제, 지역이슈, 중국외교정책 등을 전공하고 있으며, 북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중국의 외교정책, 동북아시아 지역질서 재구성 등의 관한 중국 최고 연구자 가운데 한사람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브루킹스연구소에 머무는 동안 북핵문제 해결을 포함한 한반도 정세에 관한 저술을 준비하고 있다(그의 자세한 이력은 브루킹스연구소 북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 홈페이지(http://www.brookings.edu/experts/pangz.aspx)를 참조). 인터뷰는 그의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실에서 약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되었고, 전체 인터뷰 분량이 다소 긴 관계로 2회에 걸쳐 소개할 것이며, 첫 번째 글에서는 주로 중국 싱크탱크의 현황과 특징을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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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손튼 중국센터(http://www.brookings.edu/china.aspx) |
| 홍일표(이하 홍) : 팡쫑잉 교수님, 오늘 이렇게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그동안 미국 싱크탱크들이 정책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 왔고 조만간 그에 관한 책도 출판될 예정입니다. 저의 그 다음 연구과제는 미국 싱크탱크들의 동아시아 연구의 현황과 특징을 분석해 보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미국 싱크탱크 세계에서 중국 연구는 ‘열풍’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팡교수님께서는 현재 브루킹스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소속되어 있으신만큼 이런 미국 싱크탱크들의 중국 연구 실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시고 계실 것 같습니다. 우선 미국 싱크탱크들의 ‘동아시아 연구’ 동향에 대한 팡교수님의 전반적인 견해를 말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팡쫑잉(이하 팡) : 홍박사님, 저 역시 이런 시간을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홍박사님께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이곳 워싱턴 싱크탱크들의 중국 연구는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질문하신 ‘동아시아 연구’ 동향에 대해 말씀드려 보자면, 저는 연구주체에 따라 크게 둘로 나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미국 싱크탱크나 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미국 현지의 연구자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과 달리 저처럼 동아시아 각국에서 미국에 일시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방문연구원들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각국의 연구자들만이 아니라 영국이나 러시아의 동아시아 연구자들도 포함됩니다. 먼저 저나 홍박사님과 같은 방문연구자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관찰자”의 시각으로 워싱턴 싱크탱크 세계나 미국 학계를 바라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어떤 이슈들이 이곳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의제가 더욱 큰 관심을 끌게 될 것인지, 왜 특정한 주제들에 대해 미국 현지의 학자들이 더 흥미를 갖고 있는지 등을 살피게 됩니다. 반면, 미국 현지의 연구자들, 특히 싱크탱크 소속의 연구자들은 선거나 일상적 정책과정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고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브루킹스연구소의 몇몇 연구자들 또한 민주당 오바마 후보나 클린턴 후보에게 정책자문을 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미국 시민으로서, 나아가 싱크탱크 소속 연구자로서의 역할이기도 한 것이죠. 그렇다면 저와 같은 방문연구자들의 역할은 미국과 소속 국가의 동아시아 연구의 가교 역할, 두 학문공동체 사이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2년 전에 중국 베이징에 브루킹스연구소의 사무실을 열었습니다. 칭화대학교와의 공동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형식인데, 브루킹스연구소 내에도 중국연구센터(John L. Thornton China Center)가 운영되고 있지요.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를 매개로 하여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연구소의 정책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싱크탱크들이 지구적 규모의 영향력 확대, 역할 강화를 추구하는 것의 대표적 사례라 할 것입니다. 현재 브루킹스연구소는 카타르 도하(Doha)와 중국 베이징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중국의 브루킹스연구소는 중국의 민주화, 외교정책, 기후변화 등 굵직굵직한 쟁점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국과 동아시아 각국으로 브루킹스연구소의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있어 과거 브루킹스연구소의 방문연구원으로 참여했던 이들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브루킹스연구소의 북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는 지난 10년간 매년 중국, 홍콩, 대만, 일본, 한국, 그리고 가끔 러시아에서 1명씩의 방문연구원을 받아 왔고, 이들은 이미 상당히 중요한 동아시아 지역연구 네트워크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동문회 네트워크”라 할 수 있지요. 실제로 매년 <브루킹스 동문 컨퍼런스(Brookings Alumni Conference)>가 나라를 달리 해가며 개최되고 있고, 이는 브루킹스연구소의 동아시아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브루킹스연구소에는 중국연구만을 별도로 담당하는 <손튼 중국 센터>가 있고, 여기와 북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연구나 행사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중국연구와 관련해서는 이 두 연구센터 사이에 약간의 중복이 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북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의 경우 동아시아 ‘지역’ 차원의 이슈를 주로 다루고 있고, 중국센터는 대체로 중국의 국내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에서는 북핵문제, 중국와 대만의 양안문제, 중일관계, 지역의 협력과 경쟁, 자유무역협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의 역할과 전망 등이 중요한 연구과제로 다뤄지고 있는데 반해, 중국센터에서는 중국의 지속가능한 발전, 중국의 국내정치, 예를 들어 17차 중국공산당대회에 대한 분석, 경제전망 등에 주목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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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http://www.brookings.edu/cnaps.aspx) |
| 홍 : 중국 베이징에 개설된 브루킹스연구소 사무소가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외화하고 있는가요. 다시 말해, 중국의 브루킹스연구소는 어떻게 정책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요?팡 : 물론 그들의 활동양식은 이곳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컨퍼런스를 열고,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해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지요. 하지만 중국에서 브루킹스연구소가 갖는 정책적 영향력이라고 하는 것은 아직은 초보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중국 싱크탱크들 일반의 정책적 영향력이 미국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홍 : 그러면 주제를 바꿔서 중국 싱크탱크들에 대한 말씀을 들어 봤으면 합니다. 제가 아는 한에서는, 중국에 많은 싱크탱크들이 있지만 그들 대부분은 중국 정부부처나 공산당의 영향 하에 놓여 있는 것들로 미국에서 말하는 ‘독립적 민간 싱크탱크’들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팡교수님께서는 본인이 중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셨던 경력도 있으신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잘 설명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팡 : 홍박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중국의 싱크탱크들은 기본적으로 “반관(半官)”의 싱크탱크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 그들의 재정구조가 거의 전적으로 정부부처나 공산당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부처나 공산당, 국무원 등은 싱크탱크들이 생산한 연구성과들을 많이 참조하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미국식 싱크탱크”와 유사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싱크탱크 공동체(think tank community)”의 존재를 말하기도 곤란합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싱크탱크들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어떤 분야는 이미 변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보다 ‘독립적’인 연구를 강조하는 싱크탱크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싱크탱크들의 상호협력이나 상호연계가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보다 정책지향이 강한 싱크탱크들과 학술지향이 강한 싱크탱크들 사이에서도 공통된 연구주제에 대해선 긴밀한 협조를 통해 연구가 수행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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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http://www.cicir.ac.cn/en/item/item01.php) |
| 홍 : 그렇다면 현재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싱크탱크라고 한다면 어떤 곳들이라 할 수 있는지요? 팡 : 가장 대표적인 싱크탱크로는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hina Institute for Contemporary International Research, http://www.cicir.ac.cn/en/item/item01.php)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이곳에는 연구원만 모두 300명이 넘고, 미국연구소, 일본연구소, 세계경제연구소 등 산하 연구소만 7개나 됩니다. 이외에도 한반도 연구, 라틴 아메리카 연구 등을 담당하는 연구부서가 3개, 종족문제, 제3세계문제, 지구화 등을 연구하는 센터가 10개 등 규모나 영향력이 미국의 대형 싱크탱크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중국사회과학연구원(Chinese Academy of Social Science, http://bic.cass.cn/English/InfoShow/Arcitle_Show_Cass.asp?BigClassID=1&Title=CASS)을 들 수 있습니다. 현재 연구원에는 31개의 산하 연구기관과 50개의 연구센터가 소속되어 있고, 3천명에 가까운 전문연구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현재 지구화, 금융, 거시경제, 국제관계, 세계경제와 정치 등 다양한 분야가 연구되고 있으며, 영향력으로 보면 최고 싱크탱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홍 : 그러면 이들 싱크탱크의 연구원들은 대부분 박사학위를 갖춘 이들인가요? 이들에 대한 사회적 대우나 평판은 어떻습니까?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연구자들 대부분은 대학교의 교수가 되기를 원하는 분위기라 할 수 있습니다만.팡 : 중국의 개혁․개방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1990년 이전까지 이들 연구소 연구원들은 대체로 학사나 석사 학위 정도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박사학위소지자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상황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중국 내 명문대학 박사학위 소지자는 물론 미국이나 해외 유수 대학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들이 연구원이 되길 희망할 경우 100% 채용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싱크탱크 연구원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나 영향력과 관련해서는 연구자 개인에 많이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이나 중국국제안보연구소(Chin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Security, www.ciis.org.cn, CIIS), 중국사회과학연구원(CASS) 등은 중국 최고 싱크탱크들이며 영향력도 큰 편입니다. 이곳 연구원들에 대한 평판도 높지요. 하지만 새롭게 생겨난 작은 싱크탱크들 경우에는 영향력도, 평판도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전에 책임을 맡았던 남개대학교 글로벌연구센터(Center for Global Studies)와 같이, 비록 작고 새로 생겨난 연구소라고 하더라도, 기후변화, 환경, 안보 등 새롭게 등장한 뜨거운 이슈들을 다루는 연구소일 경우에는 영향력이 큰 경우도 있습니다. 기존 싱크탱크들의 경우 큰 덩치 때문에 쉽게 새로운 이슈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중국 싱크탱크들은 정치적으로, 재정적으로 국가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일 수는 없는 현실입니다. 국가로부터 지원이 없으면 생존 자체가 도전을 받는 형국이지요. 이런 관계는 비단 정부 부처들과 연계된 싱크탱크들만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중국인민해방군 등과 연계된 싱크탱크들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홍박사님이 속해 계신 조지워싱턴 대학교의 대표적인 중국연구자인 데이빗 샴버우(David Shambough) 교수 등이 중국 싱크탱크를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대학 소속의 싱크탱크, 중국사회과학연구원 소속 싱크탱크, 인민해방군 연계 싱크탱크, 정부부처 연계 싱크탱크, 공산당 연계 싱크탱크 등 5가지로 분류되고 있는데 제가 볼 때 그것은 매우 정확한 관찰인 것 같습니다. 중국 싱크탱크 연구자들에 대한 평판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려 보자면, 역시 개인에 따라 차이가 많은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싱크탱크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몇 개의 싱크탱크에 동시에 소속되어 있기도 하는 등 다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싱크탱크 소속 연구자와 대학교수 일반에 대한 사회적 대우나 평판을 비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만, 대학교수에 대한 대우가 점차 높아져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과거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대학교수의 지위가 크게 추락했었던 것이 점점 그 권위와 가치가 높아져 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지식인의 지위가 다시 “복원”되고 있는 것이죠.
홍 : 팡교수님께서는 현재 이곳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남북한과 주변 국가들의 새로운 국제관계의 형성에 관한 책을 준비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남한에서는 지난 10년간 권력을 장악했던 세력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보수 정권’이 등장하면서 남북 관계나 한미, 한중, 한일 관계 등에 있어서 적지 않은 변화들이 예측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비록 “실용”을 강조하지만 그들의 보수적 이념을 결코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제 견해인데요. 팡교수님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팡 : 지난 10년간 남북관계나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가들 사이에는 적지 않은 일들이 벌어졌고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들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몇 년간은 북한의 핵실험, 이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 새로운 지역안보 구상 등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계속 나타났고, 어떤 것에서는 진전이 있었던 반면 다른 어떤 것에서는 여전히 도전과 어려움이 더 큰 상황이라 하 것입니다. 특히 저는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보았을 때 현재 상황은 “기로에 선 한반도”라 표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과연 어떻게 그러한 “햇볕정책”을 더 잘 발전시켜 나아갈 것인가라고 보는데, 새로 등장한 이명박 정부에는 남북관계에 대해 ‘냉전적’ 시각이나 ‘강경론’이 우세한 것처럼 보입니다. 6자회담, 남북협력, 평화체제, 동북아시아 지역안보체제의 구축, 북미간, 북일간 외교관계의 정상화 등 다양한 현안들에 있어 일정한 과거로의 ‘회귀’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가 이뤄 놓은 단계에서 과연 앞으로 더 진전될 것인지, 아니면 후퇴할 것인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저는 “기로에 선 한반도”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저의 자세한 생각은 3월 4일 아메리카대학교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서 발표될 예정이니 꼭 참석해 보시길 바랍니다(※이 컨퍼런스는 American University Center for Asian Studies, Korean Association of International Studies, The Global Froum of Chinese Political Scientists 등 세 개 기관에서 공동주최하는 것이다. 전체 행사의 제목은『한국과 중국 : 동아시아 동학의 맥락 속에서』(Korea and China : In the Context of East Asian Dynamics)이며, 중국과 미국, 한국에서 모두 14명의 학자들이 참여하여 발표와 토론을 벌이는 대규모 컨퍼런스라 할 수 있다).
홍 : 그렇다면 향후 한반도의 미래에 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지난 2007년 일본 후쿠다 정권의 등장을 시작으로 한국과 미국, 그리고 러시아에서는 정권교체 또는 최소한 최고지도자의 변경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지난 해, 17차 공산당대회를 통해후진타오 주석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지도부의 구성이 이루어졌지요. 하지만 다른 나라들의 변화에 비한다면 중국의 경우는 ‘변화’보다는 ‘연속’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팡 : 향후 한반도 정세, 특히 북한과 중국의 관계에 대해선 작년 연말에 발표된 보니 글레이저(Bonnie S. Glaser, CSIS), 스캇 슈나이더(Scott Snyder, Asia Foundation), 존 팍(John S. Park, USIP)의 공동보고서(「다루기 힘든 이웃 주시하기」(Keeping an Eye on an Unruly Neighbor : Chinese Views of Economic Reform and Stability in North Korea, http://www.csis.org/index.php?option=com_csis_pubs&task=view&id=4255) 를 참조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보고서는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센터(CSIS)와 미국평화연구소(United States Institute of Peace)가 공동으로 작성한 것으로, 중국 내 주요 싱크탱크와 대학 등에 속한 북한전문가들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아주 좋은 보고서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공산당 고위간부를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의 구체적 생각까진 담고 있지 않지만, 중국 내 최고 북한전문가들의 견해를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꼭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북한의 경제개혁과 정치안정을 여전히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 내 북한 전문가들의 시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이들이 북한 경제개혁 문제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보고 있음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보자면, 과거 클린턴 행정부 당시 대화와 외교적 해법을 중시했던 것과 달리 부시행정부에선 “클린턴이 했던 것 빼고 다(Anything But Clinton)”라고 불릴 만큼, 지나치게 강경한 대응만을 고집해 왔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이런 기조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만약 존 맥케인이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그것은 찰스 프리차드 한국경제연구소(KEI) 소장이 말했듯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저 역시 생각합니다. 따라서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 여부가 향후 한반도 문제에 여전히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입니다. 오바마나 힐러리와 같은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에는 부시 행정부의 잘못된 대북정책에 대한 조언들이 다음 정부의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지만, 맥케인이 될 경우엔 그런 조언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보수파와 공화당의 낡은 접근법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그것은 분명 한반도 미래에 있어서 “나쁜 소식”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매들린 울브라이트가 강조하듯 최소한 “클린턴으로 돌아간다”고만 하더라도 그것은 “좋은 소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홍 : 마지막으로 팡교수께서 바라보시는 “미국 싱크탱크들의 중국 연구”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떤 싱크탱크가 가장 중요한 연구기관인 것 같으신지, 또 누구를 최고의 중국 전문가로 손꼽을 수 있을런지, 어떤 함의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보시는지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팡 : 미국의 주류 싱크탱크들, 예를 들어 제가 속한 브루킹스연구소는 물론, 카네기기금,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센터, 헤리티지재단 등은 중국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고, 또 그것을 전담하는 연구원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대학들에서도 마찬가지구요. 확실히 중국에 대한 연구는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미국 싱크탱크들의 중국 연구가 마치 과거 냉전 시기 싱크탱크들의 지역 연구를 장악했던 소련 연구와 유사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듣기 좋은 소식은 아니죠. 무슨 말씀인가 하면, 미국 싱크탱크들의 중국 연구라고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중국을 “잠재적인 경쟁자” 또는 “잠재적 적대국”이라는 관점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을 연구하는 목적 자체가 “중국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데 있고, 중국과 어떻게 조화로운 협력관계를 만들 것인가라는 생각보다는 “경쟁국가”와의 대결에서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는 인상입니다.
그리고 좀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미국 싱크탱크에 속한 중국 전문가들이 과연 “최상급 연구자”들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 전문가라고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대학교수들 가운데에는 최고의 중국 전문가라 해도 손색이 없는 이들이 많이 있지만, 싱크탱크 세계에서의 중국 연구는 크게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엄청난 규모와 속도로 중국 연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홍 : 오늘 오랜 시간 내주셔서 다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자주 뵙고 다양한 얘기 나눌 수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팡 : 저 역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계신 “싱크탱크와 동아시아” 연구가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길 바랍니다.
| [미국 싱크탱크와 동아시아 : 일본(1)] "다음 세대 최고 일본 연구는 워싱턴 싱크탱크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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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오슬린(Michael Auslin) 박사 : 미국기업연구소 일본연구 책임자 |
| 글/사진 홍일표(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교 시거센터 방문연구원) 최근 미국 싱크탱크 세계의 ‘중국 연구 붐’에 대해선 <글로벌 브레인 투데이> 지면을 통해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일본이나 한국, 대만과 같은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미국 싱크탱크들에서의 연구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대만은 대만 정부 차원에서의 공식적 관리를 통해, 그리고 한국은 북핵문제를 이유로 워싱턴의 관심을 유지하고는 있다. 그렇다면 일본에 대한 연구나 관심은 어떠한가? 과거 미국 싱크탱크들의 아시아 연구를 거의 장악하다시피 했던 일본 연구는 점차 그 규모와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그것은 일본 연구를 가능케 했던 일본 정부나 기업으로부터의 재정적 지원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일본과의 무역마찰 등 뜨거운 현안이 줄어들면서 미국 내에서의 관심 저하, 다소 평탄한 일본 사회 연구의 지루함 또한 그 이유로 언급되곤 한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심(기대와 우려)이 커지는 것과 맞물려 일본에 대해 새롭게 주목하는 연구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세계 최강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미국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전통적 “미일동맹”의 강화를 통해, 최소한 아시아에서의 세력 균형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실제로 워싱턴 싱크탱크들에서 ‘미일동맹’을 주제로 한 세미나와 강연회는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으며, 미일동맹 분야 최고 전문가라 할 수 있는 마이크 모치즈키(Mike Mochizuki) 조지 워싱턴 대학교 교수 역시 워싱턴 싱크탱크들의 일본 연구에 대해 “과거 ‘무역’과 ‘경제’ 분야 중심의 일본 연구에서 ‘안보’와 ‘군사’ 분야 연구로 전환”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필자에게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이러한 워싱턴 싱크탱크 세계의 현실을 잘 보여 주는 작은 ‘사건’ 하나가 바로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일본연구 책임자로 마이클 오슬린(Michael Auslin) 전 예일대학교 교수가 새로 부임했다는 것이다. 마이클 오슬린 박사는 미국기업연구소에 들어오기 직전까지 미국 최고 명문대학교 가운데 하나인 예일대학교 역사학과 부교수(associate professor)였으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선정하는 차세대 세계지도자(Young Global Leader)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주목받는 일본 연구자 가운데 한명이었다. 특히 지난 2007년에는 미일 관계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문화 교류 100년을 정리한 『일본 사회 : 100년을 축하하며, 1907―2007』(Japan Society : Celebrating a Century, 1907―2007)를 내기도 하는 등, 활발한 연구 및 저술활동을 벌이며 최고 명문대학교에서 안정적 지위를 보장받던 마이클 오슬린 박사의 미국기업연구소 행은 이곳 워싱턴 싱크탱크 세계에서도 눈길을 끄는 사건이었다. 실제로 필자가 만난 많은 ‘일본 전문가’들은 마이클 오슬린 박사가 예일대학교를 떠나 미국기업연구소를 택한 것을 들어 워싱턴 싱크탱크들에서 일본 연구가 다시 중요한 위상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기도 하였다. 마이클 오슬린 박사와의 인터뷰는 2008년 2월 22일 그의 연구실에서 약 40분 가량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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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아소 타로 일본 외상(2008년 3월 5일, 워싱턴 윌란드 호텔) : 사사카와 평화재단, 새로운미국안보센터, 대양정책연구재단 등이 공동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300백명 가까운 미국과 일본 인사들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뤘다. |
| 홍일표(이하 홍) : 오슬린 박사님. 바쁘신데 이렇게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현재 <미국 싱크탱크와 동아시아>라는 주제로, 워싱턴 싱크탱크에 속해 있는 동아시아 전문가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많은 이들이 오슬린 박사의 미국기업연구소 행이 워싱턴 싱크탱크 세계에서 일본 연구가 보다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얘기하였습니다. 우선, 다소 개인적인 질문입니다만, 오슬린 박사께선 왜 안정적인 대학교수, 그것도 미국 최고 명문대학교 가운데 하나인 예일대학교를 떠나 이곳 미국기업연구소로 오시게 되었습니까? 그리고 그것과 연결하여 워싱턴 싱크탱크에서의 아시아 연구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을 우선 부탁드리겠습니다.마이클 오슬린(이하 오슬린) : 홍박사님, 저 역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에 대해 그렇게 좋은 평가를 내려 주셨다니 무척 감사하고 또 부끄럽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지난 2000년부터 작년 2007년까지, 예일대학교 역사학과에서 미국과 동아시아 관계, 아시아 안보, 미국과 일본 관계, 아시아-태평양 다자 기구, 일본 역사 등을 가르쳐 왔습니다. 말그대로 대학교수의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형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적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저는 미일관계, 미국과 아시아의 관계에 있어 보다 능동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을 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곳은 ‘대학’이 아니라 이곳 워싱턴 디씨, 즉 싱크탱크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자리를 옮기게 된 것입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단순히 가르치기만 할 뿐이며, 학생들은 그저 학술적인 문제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죠. 설령 대학에서 수많은 이들이 일본, 중국, 한국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이들 가운데 정책과 관련된, 또는 대중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이들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상 미국에는 미국과 일본, 미국과 한국, 한국과 일본, 중국의 관계 등에 대해 정책결정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이들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향후 미국의 미래는 아시아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를 안정시키기 위한 미국의 오랜 노력이 있었고, 남한과 같은 우리의 친구를 지켜내기 위해 우리는 그들과 함께 싸웠으며, 일본과 남한에 지난 60여 년간 머무르며 동맹관계를 지켜 오고 있습니다. 중국, 일본, 한국과의 무역은 미국에 있어 핵심적인 위상이며, 전세계 인구의 대다수가 아시아에 살고 있고, 전세계 경제생산물의 대부분이 또한 아시아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모든 이유들로 인해 미국은 반드시 아시아에 관한 최고 수준의 정책들을 갖추고 구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정책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안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갖추고 있는 관료들이나 싱크탱크 전문가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싱크탱크에서의 아시아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정부 관료들의 경우, 매일매일 업무에 쫓기어 결코 길게 내다보고 정책을 준비할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싱크탱크는 그와 달리, 한걸음 물러나 상황을 바라 보며, 좀더 크게 생각을 하고, 좀더 창조적으로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함께 토론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저희는 정부 관료와 학자들, 기업가들까지 모두 모아 쟁점이 되는 모든 이슈들을 같이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곤 하지요. 그래서 싱크탱크라고 하는 것은 매우 독특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곳이라 생각됩니다. 비단 연구 그 자체만이 아니라 실제 미국과 한국, 미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우호관계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학의 전문가들은 이것과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당연히 존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학 교수들이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아시아를 연구하는 보다 젊은 세대의 전문가들에 있어서, 자유무역, 군사력 재배치, 한국과 일본은 어떻게 북한을 다룰 것인가 등의 문제들은 아시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반드시 관심을 갖고 다뤄야 할 과제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문제들에 대한 보다 분명하고 뛰어난 사고를 갖추어야 할 것이며,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남한의 대학교수, 관료, 싱크탱크 연구원들과 함께 얘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저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과 한국 사이에 놓여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훌륭히 처리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를 만나보진 못했지만, 어쨌든 제가 보기에 그는 지금까지 어떤 한국의 대통령들보다 더 뛰어나게 일을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는 비젼을 가지고 있고, 미국의 관료, 학자, 싱크탱크 연구원들을 어떻게 만나 나가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매우 과감하고 용감하게 미국에 대해 관계 개선을 위한 요구를 해 오고 있으며, 이제 우리가 그것에 응답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봅니다. 우리는 한국의 친구들에게 보다 나은 정책, 보다 나은 글, 보다 나은 기회를 통해 반응해야 할 것이며, 한미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취해야 할 것입니다. 홍 : 좀더 구체적으로, 워싱턴 싱크탱크들의 일본 연구에 대해 여쭤 보겠습니다. 과거에 비해, 그리고 중국이나 한국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연구와 비교하여 일본 연구는 어떤 특징과 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오슬린 :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군요. 우선 대학에서의 일본 연구는 ‘문화’나 ‘사회 이슈’와 같이 점점 더 부드럽고 가벼운 주제 중심으로 쏠리고 있고 군사나 정치, 경제와 같이 무거운 주제들에 대한 연구는 인기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앞서 언급하셨던 조지 워싱턴 대학교 마이크 모치즈키 교수는 매우 예외적이며, 또 그만큼 뛰어난 학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이크 모치즈키 교수는 제가 속해 있었던 예일대학교 맥밀란 국제지역연구 센터(McMillan Center for International and Areas Studies)에 계셨기도 했고, 또 저처럼 대학을 떠나 브루킹스연구소로 자리를 옮기시기도 하셨죠. 물론 지금은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셨지만 말입니다. 그처럼 정치경제, 군사안보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대학교수는 매우 적습니다. 마이크 모치즈키 교수나 조지타운대학교의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 커트 캔달 등을 손꼽아 볼 수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워싱턴 디씨에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약간의 학자들이 일본의 정치경제, 안보, 군사 문제 등에 관해 글을 쓰고 있지만 그들의 숫자는 매우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설령 그들조차 대부분 그저 글을 쓸 뿐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논쟁에 참여하는 방식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 그들은 그저 “일본의 안보 정책”에 대한 글을 쓸 뿐, 어떻게 일본이나 미국의 정책을 바꿀 것인가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저 글을 쓸 뿐인 것입니다. 물론 이들 가운에서도, 마이크 모치즈키 교수와 같이 훌륭한 저술을 통해 논쟁의 지형 자체를 바꾸고, 정책에 개입하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 대학에서 일본 연구의 규모 자체는 과거에 비해 커졌다고 할 수 있고, 다루는 범위도 훨씬 넓어졌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와 일본의 관계는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가, 일본과 한국의 관계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가 등의 무겁고 어려운 질문들을 지워나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제가 이곳 워싱턴 디씨 싱크탱크로 오게 된 이유입니다. 저는 다음 세대의 최고 일본 연구는 대학이 아니라 싱크탱크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는 “어떤 모습의 미래, 미국과 일본, 중국, 한국의 어떤 관계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와 관련된 연구들을 계속 진행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학으로 간 연구자들 가운데 일부는 분명 다시 싱크탱크로 돌아오고 싶어 한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의 노력에 의해 세계가 좀더 나아질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미국 동맹국가들 가운데 최고의 친구입니다. 이미 많은 한국 군대가 미국 군대와 같이 세계 곳곳에서 함께 하고 있기도 하구요. 하지만 상황은 또다시 변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위협, 중국의 성장, 이런 모든 조건들이 또다른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최고의 연구자들이 워싱턴 디씨 싱크탱크에 모여, 어떻게 한미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어떻게 이런 변화에 대응할 것인가를 얘기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비단 한국과의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일본과,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렇게 되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을 대학에 있다면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대학교수는 강의를 우선 신경 써야 하고, 해야할 다른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제가 홍박사님과 이렇게 앉아 다양한 이슈들을 얘기하고, 토론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제가 싱크탱크의 일본 연구, 나아가 아시아 연구가 더욱 더 커지고 더욱 더 중요해 질 것이라고 믿는 이유입니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되길 바라는 것이겠지만, 저는 정말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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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동맹을 한단계 더 끌어 올리기" 토론회(AEI, 2008년 3월 7일) |
| 홍 : 과거에 비해 앞으로 싱크탱크에서의 일본 연구, 아시아 연구가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중국 연구와 비교한 일본 연구는 어떻습니까? 그리고 누구를 과연 이곳 워싱턴의 일본 전문가라고 분류할 수 있을까요?오슬린 : 물론 중국 연구에 비교한다면 그 규모가 더 작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건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워싱턴 싱크탱크의 일본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중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폭증하면서 상대적으로 일본 연구 프로그램이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한국 연구는 언제나 작았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에서의 일본 연구는 주로 문화 연구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안보나 군사, 정치 문제와 같은 영역에서 중요한 학자들의 이름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마이클 그린, 마이크 모치즈키, 주로 한국 문제를 다루지만 일본도 함께 하고 있는 빅터 차, 저. 정말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희들이 여기서 보다 중요하고 흥미로운 연구결과들을 생산해 낸다면 싱크탱크로 돌아오고자 하는 연구자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는 자리와 돈을 마련해야 합니다. 마치 대학에서 하는 것처럼 말이죠. 예전에 대학들 역시 2명 이상의 아시아 전문가를 교수로 두지 않았습니다. 돈이 없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시아 연구와 관련해서 돈이 생기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싱크탱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한국 연구를 위한 경제적 지원, 일본 연구를 위한 재정적 지원이 더 늘어나야 할 것입니다. 젊은 세대의 연구자들을 키우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죠. 우리는 그런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고, 그건 돈과 시간이 드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홍박사께 대표적인 싱크탱크 일본 연구자들의 이름을 많이 말씀드릴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그만큼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도 젊고, 마이클 그린은 더 젊습니다. 우리는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 나갈 것이고, 다야한 이슈들을 대중과 정책결정자들에게 말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홍 : 그러면 현재 미국기업연구소의 일본연구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재정 지원자는 누구인가요? 재단인가요? 오슬린 : 솔직히 저는 잘 모릅니다. 저는 단지 연구자일 뿐이니까요. 필요한 경우 가끔 재정 담당자와 논의는 하지만, 저는 직접적으로 재원마련을 위한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전략 및 국제문제 연구센터(CSIS)는 토요타같은 기업에서 재정지원을 받고 있고, 브루킹스연구소도 기업이나 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싱크탱크들이 아마 비슷한 구조일 것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에게서 어느 정도 지원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선 저도 잘 모릅니다. 홍 : 무척 흥미롭군요. 제가 미국 싱크탱크의 재정, 운영과 같은 내부 메커니즘을 다룬 책을 쓰기 위해 많은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나 보았을 때, 그들 대부분은 “돈 문제”를 가장 핵심적인 어려움으로 토로했고, 실제로 각 프로그램의 책임자들은 스스로 재원마련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오슬린 박사는 그런 재원마련 활동을 직접 하지는 않는다는 말씀이신가요?오슬린 : 그렇습니다. 미국기업연구소에서 저의 역할은 연구입니다. 미국기업연구소는 다른 싱크탱크들과 비교할 때 매우 뛰어난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연구소는 제게 “연구를 해라. 일본과 아시아에 관한 좋은 연구성과를 내라”고 요구할 뿐입니다. 물론 제가 개인적으로 사람들을 만나 후원을 요청하거나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경우는 있지만, 제 본래 임무는 그런게 아니라 “지적 활동”이며 “연구”인 것입니다. 이런게 미국기업연구소를 매우 독특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구체적인 컨퍼런스에 필요한 후원을 받기 위해 약간의 노력을 한다거나, 일본 프로그램을 후원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은 다른 싱크탱크들과 비교할 때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기업연구소에 연구원으로 고용되었다고 한다면 핵심은 ‘지적 활동’이자 ‘연구’이며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재정마련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제 주된 임무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홍 :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질문하겠습니다. 오슬린 박사가 최근에 발표한 “미국의 아시아에서의 기회(America's Asian Opportunity)”( No.1, January 2008, www.aei.org/asia)라는 글에서 보면, 호주와 일본, 한국, 대만을 전통적인 미국의 ‘친구’로, 그리고 인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을 미국의 ‘새로운 친구’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과 미국은 어떤 관계인 것인가요?오슬린 :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매우 복잡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국제관계에 있어 현실주의적 입장입니다. 국가가 추구하는 정책 차원에서 보자면, 서로 비슷한 정책 목표를 추구하는 두 국가가 친구의 관계,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훨씬 쉽습니다. 우리는 중국과 매우 다양한 형식의 관계를 맺고 있고, 아마 그런 다양한 관계는 앞으로도 좀더 지속될 것입니다. 중국은 아시아에 있어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매우 분명한 정책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중국의 그런 목표가 언제나 미국의 그것과 일치할 것인가에 대해선 확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글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은, 미국은 매우 분명한 정책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고, 아시아의 미래는 반드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인권, 법치의 확산, 강화, 보호에 달려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그 원칙들은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국가가 되도록 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다양한 형태의 민주주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미국식’ 민주주의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가 공유해야 할 가치에 대해 얘기한 것입니다. 저는 미국의 정책이 우리와 비슷한 시스템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친구와 동맹국들을 보호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보다 자유주의적이며 민주적이며 자유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국가들을 우리의 친구로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저는 중국 인민들도 언젠가 자유롭고, 선택할 수 있고, 자신들의 미래를 말할 수 있으며, 경제와 정치 시스템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연 중국 지도자들이 그렇게 되길 원할 것이라 쉽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하려 한다면, 우리는 한국과 일본 모델을 그들에게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이나 한국 모델이 중국 인민들에게, 그리고 지도자들에게 얼마나 더 나은 것인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중국이 그렇게 쉽게 “우리도 당신들처럼 살겠다”라고 말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이 중국처럼 사회가 운영되도록 하지는 않겠지요. 그건 우리가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포기하고 중국과 친구가 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친구를 지킬 것이며, 민주주의를 지지할 것입니다. 중국은 매우 독특한 나라입니다. 그들은 4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화를 보유하고 있으며, 열심히 일하는 인민들과 그들 스스로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역량을 보여 준 나라입니다. 저는 중국을 전혀 얕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만 현재 시스템으로만 보자면 일본과 한국, 미국의 시스템이 중국보다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할 일은 우리의 시스템이 중국의 그것보다 더 나은 것임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제가 그 글에서 ‘새로운 친구를 얻는 것’을 강조한 이유입니다. 민주주의와 자유, 자유시장경제를 원하는 국가들을 지원함으로써, 보다 부유하고 건강한 나라들의 숫자를 더 늘려 나간다면, 중국 역시 의심할 여지없이 그것을 볼 것입니다. 우리는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우리는 중국과 싸울 생각이 전혀 없으며, 중국 역시 주변 국가들과 다투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를 침략함으로써 더 부유해지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쟁이 아니라 평화, 퇴보가 아니라 진보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것이 제 비젼이며, 제가 그 글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홍 : 오늘 좋은 말씀 들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기회를 통해 만나길 기대하겠습니다.오슬린 : 저 역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홍박사님의 연구가 잘 마무리되길 바라며, 책으로 나오면 꼭 한권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