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전쟁예비탄약 인수 합의때 ‘35년간 저장비용’ 포함 안돼한국이 1974년부터 미국이 국내에 쌓아둔 전쟁예비탄약(WRSA)을 넘겨 받으면서 1조3천억원으로 추정되는 35년 동안의 과거지원비를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7일 발효된 한-미 전쟁예비물자 양도합의각서를 보면, 전쟁예비탄약 52만5천t에 대한 과거지원비 관련 내용이 들어 있지 않다. 과거지원비는 미국 소유 탄약을 한국이 저장·관리하는 데 든 비용으로 하역·선적 등 부두취급비, 육로 및 철도 수송비, 저장관리비(경계 포함), 정비비 등이 포함된다.
한국과 미국이 74년 11월 맺은 전쟁예비탄약의 근거인 ‘단일탄약지원체제’ 의정서(SALS-K)를 보면 ‘한국 정부 외의 사용자를 위해 한국 저장 지역으로부터 반출할 경우 미국은 한국이 그동안 그 탄약을 유지·저장 및 수송을 위해 발생한 직접 비용을 보상한다’고 돼 있다.
한국과 미국은 전체 전쟁예비탄약 52만5천t 가운데 한국이 인수하지 않은 탄약 26만6천t(51%)은 내년부터 2020년까지 해마다 1만~2만t씩 미국으로 반출하기로 합의했다. 단일탄약지원체제 의정서대로라면, 매해 전쟁예비탄약 t당 과거지원비가 17만원이기 때문에 국외로 반출되는 탄약 26만5천t에 대한 35년 동안의 과거지원비는 1조3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시민단체에서는 과거지원비가 최대 2조7천억원까지 이른다고 주장한다. 유영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정책실장은 “한국이 인수하든 인수하지 않고 국외로 반출하든 지난 35년 동안 한국이 전체 전쟁예비탄약 52만5천t을 저장·관리해왔기 때문에 과거지원비는 전체 전쟁예비탄약에 대해 발생했다”며 “과거지원비는 한국이 인수하는 물량과 미국으로 반출되는 물량을 합쳐 약 2조7천억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한국과 미국이 과거지원비 관련 추가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95년 장비·탄약 일괄 협상 때는 사실상 저장관리비를 미국으로부터 보상받은 선례가 있다. 당시 미국은 전쟁예비탄약 7만3700t 등을 한국에 이양하면서, 국외반출 물량 때문에 발생한 과거저장비 6660만달러를 구매대금으로 상계처리했다. 한국과 미국이 저장관리비를 인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법률 검토 결과 ‘국외 반출 탄약에 대한 과거지원비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데다, 협상과정에서 반출하는 탄약에 대해 과거저장비 보상을 요구했으나 미국의 반대가 심해 합의각서에 포함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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