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시스】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8일~11일 진행된 제6차 3단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가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우리측 대표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회담장 안팎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회담이 개최되기 전날인 7일 각 국 수석대표들은 회담 참석차 하나 둘 씩 베이징에 모였고, 사전 협의 성격의 양자 및 다자 협의를 진행했다.
이날 주목받았던 회담 중 하나가 남북회담이다. 북한이 이번 6자회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경제·에너지 지원 실무그룹의 의장국이 한국인데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회담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남북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이날 낮 12시10분부터 오후 1시25분까지 75분 동안 만남을 가졌다.
김 본부장은 남북 양자 협의와 관련, "이번 6자회담 주요 의제인 검증의정서 2단계 마무리 및 경제·에너지 지원에 관해 솔직하고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또 이명박 정부의 상생·공영 정책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와 진정성, 6자회담의 진전과 남북관계 진전이 서로 추동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는 것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부상은 "얘기는 잘 들었지만 내 담당 분야가 아니라 이에 대해 답변하지 못하겠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6자회담 안팎에서는 '생뚱맞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인 검증의정서 채택 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의 상생·공영 대북 정책을 논했다는 것 자체가 어색한 일일 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는 다자 차원의 외교 무대로 남북관계와 엄연히 분리된 것인데 '본분'을 혼동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0일 "6자회담장에서 북남관계를 논하는 것 자체가 상궤를(상식을) 벗어난 일이지만 그 내용도 앞뒤가 안 맞는다. 이명박 정부의 외교관들에게는 '중재자'의 옛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비난하며 "훼방꾼"이라고 치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핵화 진전에 따라 남북관계를 발전시킨다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대북 정책이 국제 무대에서 엇박자를 낸 우스꽝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우리측은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의장국으로 회담 첫 날 납치자 문제 등 북·일간 현안으로 대북 에너지 지원에 불참하고 있는 일본 대신 국제모금 방식으로 충당하고 내년 3월을 목표로 완료할 계획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제시안은 검증의정서 채택과 연계하는 이른바 '포괄적 합의론'을 단서로 붙인 것이었다. 검증의정서가 중요한 만큼 이에 합의하지 않으면 북한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경제·에너지 지원도 해 줄 수 없다는 '압박 정책'을 사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검증의정서 채택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6자회담 판을 깨자는 식으로 억지를 부린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특히 10·3합의에서 경제·에너지 지원은 '행동 대 행동'에 따라 북한의 불능화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로 최소한의 신뢰마저 깨버린 행동이다.
이와 함께 김 본부장은 마지막 날 브리핑에서 새삼스레 한·미 동맹을 강조해 각국 취재진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검증 문제로 6자회담이 나흘 동안 진통을 겪고도 성과 없이 끝난 상황에서 향후 전망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 동맹이 공고하다는 발언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었다.
또 다른 참가국 수석대표들은 이미 회담 연장 사실을 감지하고 있는데 당일까지 "연락을 못받았다"는 말만 일관한 것과 같은 날 오전 "오늘은 작별 인사를 하러 왔다"고 해 오전 중 회담이 정리될 가능성이 높은 듯 하게 말한 것 등도 회담 관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아울러 포괄적 합의론을 강력하게 주장했다가 검증의정서가 채택되지 않자 "언제 끝날 지는 모르지만 이행 될 것"이라고 모호하게 말한 것이나 6자회담을 후퇴시키는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의기양양하게 "준비는 했지만 합의는 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점 등도 회담 대표단으로 취해야 할 자세인지에 의문이 들게 한 대표적 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