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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5일 시카고에서 참모회의에 참석하러 가려고 차에 올라타다가 손을 흔들고 있다. 시카고/로이터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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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시대의 개막과 함께 북한과 미국이 조지 부시 대통령 시기의 ‘잃어버린 8년’을 뒤로하고 클린턴 행정부 말기 때처럼 관계개선 움직임을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북한이 미국 새 정부의 양보를 얻어내려 ‘도발적 벼랑끝 전술’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통적 회의론’은 뒤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이런 전망의 가장 강력한 근거는 오바마 당선자 쪽의 적극적인 의지다. 오바마는 “북한·이란 등과 같은 국가의 지도자와 만날 용의가 있다. 대화를 하지 않는 게 이들 국가를 벌주는 것이라는 생각은 어리석은 것”(7월23일)이라거나 “대화를 하지 않고 있을 때 북한은 핵무기 8개를 개발했고, 대화를 시작했을 때 우리는 핵무기와 핵시스템을 해체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 도달했다”(7월24일)고 강조한 바 있다.
선거전 당시 공화당 쪽이 ‘북한 지도자와 만날 용의’를 맹비난했지만, 오바마 쪽의 프랭크 자누지 한반도정책팀장은 최근 공개토론회에서 “정상회담은 국가 이익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면 하는 것”이라고 의지를 재확인했다. 자누지 팀장은 “(오바마는) 6자 회담을 보완할, 원칙에 의거한 직접외교가 필요하다고 믿는다”고도 말했다. 기존의 6자 회담 틀과 함께, 정상간 대화를 비롯한 북-미 직접대화에 대한 믿음을 강조한 셈이다. 내년 초께 고위급 특사의 방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조차 5일 “오바마 정부는 틀림없이 북핵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할 것이고, 미-북 관계 개선을 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오바마 당선자의 이런 기조가 언제 어떤 정책으로 구체화할지 가늠하려면 새 국무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에 어떤 인물이 기용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다른 핵심 변수는 북쪽의 대응이다. 북쪽은 아직 오바마에 대한 태도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없다.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조선의 지도자와 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공언해온 오바마가 부시의 아류이자 네오콘의 허수아비인 매케인보다 낫다”(6월9일)고 평가한 것 정도다. 하지만 최근 방북했던 박한식 조지아대 교수는 “북쪽 고위층은 오바마 정권 출범을 계기로 북-미 관계 개선을 굉장히 바라고 있고 그 의지도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북쪽 관영 매체가 5, 6일 이틀 연속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을 공개한 건 김 위원장이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오바마 당선자 쪽에 전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북쪽은 2000년 10월 북-미 공동 코뮈니케 수준으로 대미관계를 전환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북쪽이 대미관계 개선에 필수적인 ‘핵포기’를 결단할 수 있느냐이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은 “북한이 조만간 핵위기 조성에 나설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반면에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일 정권은 북-미 수교라는 외교 치적과 에너지 문제 해결이라는 경제 치적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다소 우여곡절이 있을 수 있지만 북한은 미국과 핵협상에서 대단한 적극성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은 또 오바마 정부가 부시 정권과 달리 △경수로 제공 △고농축우라늄프로그램(HEU) 문제 등에서 정책 선택의 폭을 넓히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처지인 것도 핵협상 및 관계 진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