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미국의 핵미사일 발사기지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공군 당국은 이같은 사실조차 까마득히 몰랐던 것으로 드러나 안전 불감증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핵무기와 관련된 중대사고에도 불구하고 美공군 당국이 의도적으로 언론에 관련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은폐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은 지난 5월23일
와이오밍주의 주도인 샤이엔시 동쪽 50㎞에 위치한 미니트먼 3 미사일 지하 발사기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무기보관 시설이 소실되는등 1백만달러의 재산피해가 났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재 발생 당시 다단계 자동 안전장치에 의해 중대한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미 공군 당국은 닷새가 지나도록 화재 발생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화재는 미사일 기지내 무기저장고 부근 배터리 충전기의 전선 연결 부위에서 발생했으며, 충전기의 배선불량이 원인이었다.이 사고 이후 공군은 미사일 지하기지 내 모든 배터리 충전기를 교체했다.
미 공군 소속 로리 아렐라노(Laurie Arellano) 중령은 화재 발생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화재 당시
미니트맨 3 미사일에 핵탄두가 장착돼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아렐라노 중련은 "화재 당시 불길이 지하 발사기지로 들어가지 않았으며, 방사능 유출 위험도 없었다"면서 "그동안 당국의 복잡한 조사가 진행됐던 만큼 언론에 공개를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샤이엔시의 잭 스파이크 시장은 "핵 미사일 발사기지의 화재가 극히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철저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공군의 허술한 핵무기 관리체제는 그동안 수차례 지적돼 왔던 만큼 이번 미사일 발사기지 화재로 또다시 안전불감증이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지난 7월에는 노스 다코다주의 마이넛 공군기지에서 미사일 발사요원들이 핵미사일의 발사 코드장치를 켜놓은 채 모두 잠을 잤던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역시 마이넛 공군기지에서 장거리 폭격기 B-52에 실수로 핵무기를 장착하고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바크스데일 기지까지 36시간 동안 미국 본토를 종단 비행해 물의를 일으켰다.
그런가 하면 미 공군은 핵탄두를 탑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기폭장치 부품을 대만으로 잘못 보낸 뒤 1년 7개월이 지난 뒤에 올해 초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급거 회수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처럼 미 공군의 핵무기 부실관리 실태가 잇따르면서 올해 마이클 윈 공군장관과 마이클 모슬리 공군 참모총장이 전격 해임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