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러'에 외교관계 중단 공식 통보
그루지야-남오세티야 접경지역 군사 움직임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그루지야가 러시아에 외교관계 중단을 공식 통보했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 등이 3일 보도했다.
그루지야 외무부는 전날 안드레이 스마가 그루지야 주재 러시아 공사참사를 불러 외교 관계 중단을 통보했다.
그루지야는 지난 주 러시아가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등 그루지야 내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한 데 반발하면서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 중단을 선언했었다.
현재 러시아 주재 그루지야 대사관은 최소한의 영사 업무 인력만을 남기고 모두 모스크바에서 철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가 공사참사는 "이번 결정은 그루지야가 저지른 또 하나의 실수"라면서 "지금의 문제를 푸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루지야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3일부터 모든 업무를 중단할 방침이지만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이 그루지야를 떠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그루지야와 남오세티야 접경 지역에서 또 다시 군대의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아나톨리 노고비친 러시아 지상군 부참모장(중장)은 "정보에 따르면 그루지야가 자국 내무부와 국방부 소속 군인 중에서 게릴라 요원을 차출하고 있다"면서 "군사력 회복 시도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는 남오세티야의 안전을 위해 19개의 감시 초소를 세웠다"며 "남오세티야군도 그루지야의 도발에 대비해 국경 인근으로 병력을 모으고 있다"말했다.
한편 세르게이 바갑쉬 압하지야 지도자는 전날 "압하지야에 러시아 군사기지가 새로 설치되지도, 러시아 흑해 함대가 주둔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러시아가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한 직후 러시아 흑해 함대가 압하지야 내 항구 중 한곳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러시아는 압하지야에 2천여명의 평화유지군을 제외하고는 추가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그루지야 영토에는 러시아 군사가 한명도 없으며 오직 평화유지군만 남아 있을 뿐"이라면서 "러시아는 흑해 해상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소속 군함들의 존재에 `조용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흑해에는 미국과 폴란드 등 나토 소속 전함 10척이 그루지야 대한 구호 물품 인도 또는 합동 해상 훈련 명목으로 들어와 있다.
<그루지야 사태로 세계 지정학지도 변화>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그루지야 사태가 장기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러시아와 그루지야에 대한 각국의 입장이 역사적 배경과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리면서 세계 지정학 지도에 다소 변화가 생겼다.
특히 러시아가 이번 사태에 무력 개입한 것과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등 그루지야 내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한 것을 두고 친(親)러, 반(反)러, 중립 노선이 확실하게 구분되는 양상이다.
◇"우리는 러시아편" = 남미의 베네수엘라가 가장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하고 있다.
반미(反美) 선봉장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러시아가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한 것은 올바른 행동으로 본다. 유사한 상황에서 우리 또한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중앙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전쟁 발발 직전 러시아의 군사 개입에 찬성 의사를 표했고 지난달 28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면담에서는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한 것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도 "외교적 해결이 최상의 방법이겠지만 그루지야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행동을 이해한다"면서 러시아를 거들었다.
또 러시아의 혈맹(血盟)이라고 할 수 있는 벨로루시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도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러시아는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면서 러시아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주목할 것은 이들 국가 모두 러시아 편이지만 자국이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한다는 뜻을 밝힌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냥 넘어가서는 안돼" = 러시아에 가장 적대적인 나라는 영국과 폴란드다. 영국은 정보요원 독살 사건 등으로 지난해부터 러시아와 껄끄러운 외교관계를 맺고 있고, 폴란드는 미국과 미사일방어(MD) 협정에 서명하면서 경제 마찰에 이어 최근 외교 관계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전날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도 `처벌적 조치'를 주장했지만 관철되지 못했다.
데이비드 밀리반드 영국 외무장관은 2일 "러시아가 이번 전쟁으로 순간의 이득을 볼 지 모르지만 정치적.경제적으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앙숙지간이면서 그루지야를 측면 지원하고 있는 미국도 러시아의 행위가 달가울 리 없다. 강경론자를 중심으로 G8(선진 7개국+러시아)에서 러시아를 내보내고,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루지야와 함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희망하는 우크라이나도 빼 놓을 수 없다.
나토 비회원국인 스웨덴은 대(對)러 군사교류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옛 소련의 지배를 받았던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도 반러 대열에 합류해 있다.
◇"대화가 우선..지켜보자" =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으면서 대화를 주장하는 나라들이 있는가 하면 상당수 국가들이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은 러시아와 서방 간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면서 `로비스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EU 이사회 순회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모스크바와 그루지야를 오가며 중재에 나서고 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양국 지도부와 연쇄 접촉하면서 사태 악화를 막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도 미국을 설득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스페인, 핀란드, 불가리아 등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이 지난 상하이협력기구(SCO) 회담에 즈음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대화와 협상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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