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송유관 매설지역 일부, 오염기준 초과(종합)
11개 지자체 23곳..천안 소사리 TPH 최고 20배 육군, 철거 예정 348㎞ 대상 오염실태 조사결과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주한미군기지에 유류를 공급했던 한국종단송유관(TKP)이 매설된 지역 중 11개 지방자치단체 23곳의 유류 토양오염 수준이 환경부가 정한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육군에 따르면 육군본부 TKP사업단이 토양오염전문기관인 자연환경연구소에 위탁해 2006년 9월부터 지난 7월까지 전체 송유관 중 철거 대상인 348㎞ 주변지역에 대한 토양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천안 소사리에서 총석유계탄화수소(TPH)가 무려 9천889㎎/㎏ 검출됐다.
이는 환경부가 정한 토양오염우려기준 '가' 지역(농업) 기준치 500㎎/㎏의 20배, '나' 지역(공업) 기준치 2천㎎/㎏의 5배 가까이 되는 수치다.
또 연기 소정면 소정리의 TPH가 7천24㎎/㎏, 경북 김천시 지자동에서 5천910㎎/㎏, 영동 고당리에서 5천268㎎/㎏씩 검출되는 등 모두 21곳에서 TPH가 '가'(농업) 지역 기준치를 넘었고 이 중 '나'(공업) 지역 기준치까지 넘은 지역도 10곳에 달했다.
아울러 BTEX(휘발유에 포함된 벤젠.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 등 4개 성분)가 기준치(80㎎/㎏)를 초과한 연기 조치원읍 신안리(898㎎/㎏), 대전시 노은동(115㎎/㎏)까지 포함하면 모두 11개 지자체 23곳에서 TPH나 BTEX가 기준치를 웃돌았다.
TKP는 주한미군이 한반도 내 군사기지에 유류를 공급하기 위해 1969∼1970년 경북 포항∼경기도 의정부 사이의 452㎞ 구간에 설치한 송유관으로, 국방부는 1992년 주한미군과 소유 및 관리권 전체를 이양하는 협의각서를 체결, 2005년 4월까지 사용했다.
국방부는 1992∼1999년까지 유공(현 ㈜SK), 1999년∼2005년 4월까지 대한송유관공사에 송유관 관리를 각각 위탁했고 이 기간 미군도 연간 470만 달러의 사용료를 내고 송유관을 함께 사용했다. 2005년 4월 이후에는 1997년 완공된 남북송유관(SNP)으로 대체됐다.
이는 TKP 소유권 이전 후 1993년 3월 첫 기름 유출 사고를 시작으로 2004년 2월 경북 칠곡 유출 사고에 이르기까지 모두 18건의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국방부가 같은 해 8월 '주한미군 유류수송체계 전환 합의각서'를 체결, 전체 452㎞ 구간 중 이번 토양오염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경기도 평택∼인덕원 사이의 76㎞와 경북 왜관∼대구 간 28㎞를 제외한 348㎞ 구간을 폐쇄키로 했기 때문이다.
2005년 1월 국방부로부터 철거 지시를 받은 육군은 같은 해 7월 육군본부에 TKP 사업단을 편성해 철거 및 사유지 보상 등의 작업을 진행, 2006년 9월부터 지난 6월까지 152㎞ 구간에 대한 철거 작업을 끝냈다.
육군 관계자는 "지난 7월 송유관 철거 대상 지역의 오염실태조사결과를 28개 지자체에 통보했고 그 중 11개 지자체가 정밀조사를 요구한 지역에 대해 오는 9월 완료 예정으로 정밀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이 결과가 나와야 정화사업 대상지역과 비용이 정확하게 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화사업은 오는 10월부터 2011년까지 실시할 예정으로 현재까지 편성된 예산은 100억 원 정도"라며 "건물이나 도로의 아래에 있거나 소유자가 반대하는 이유로 철거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나머지 196㎞ 구간의 송유관은 철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번에 오염지역으로 밝혀진 23곳의 환경 정화 비용 부담 주체 논란과 함께 송유관이 철거된 14곳을 제외한 9개 지역의 송유관 철거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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