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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그루지야 본토 진격… 미·러 갈등 비화

러軍,그루지야 본토 진격… 미·러 갈등 비화

 


러시아-그루지야 전쟁 4일째인 11일, 러시아군이 그루지야 본토까지 진격함에 따라 이번 사태가 그루지야를 측면 지원해온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친러 성향의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장악하는 것을 넘어 친미 성향의 그루지야를 무력화시키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그루지야까지 넘보는 러시아=러시아는 이날 지상군과 탱크를 그루지야의 중부도시 고리로 진격시켰다. 고리는 전날 러시아 공군의 폭격을 맞은 지역이다.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 외곽에도 러시아 전투기의 폭격이 이어졌다. 외신들은 고리와 트빌리시를 잇는 고속도로에 피란민과 앰뷸런스가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그루지야가 10일 러시아에 휴전을 공식 요청했지만 러시아는 "그루지야군이 여전히 남오세티야에 남아 있다"며 이 제의를 거절했다. NYT는 러시아가 육·해·공군을 총동원해 옛 소련 붕괴 이후 최대의 군사력을 가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또 압하지야 인근에 주둔한 그루지야군의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러시아의 압박이 본토까지 미치자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러시아가 자국 정부를 전복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잘매이 칼릴자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러시아가 그루지야의 정권교체를 운운하며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쫓아내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카슈빌리는 그동안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시도하며 러시아를 자극해 왔다. 이에 맞서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세르비아에서 한 일을 알고 있는데 그 나라의 대표 입에서 '테러' 운운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피란길 나선 그루지야 주민과 군인들,서방 원망=러시아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자 그루지야 주민들 사이에서는 미국과 나토에 대한 원망이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전했다. 러시아의 폭격을 입은 고리 주민들은 "서방이 러시아를 막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서방으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데 뭐하러 이라크와 코소보에 우리 군을 파견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전투에 참여했다 후퇴 중인 그루지야 군인들도 "미국은 어디 있고 나토는 도대체 언제 오느냐"며 분노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더타임스는 그루지야가 이라크에 파견한 군인 2000명을 소환해 전투에 투입시킬 예정이지만 많은 군인들이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동원령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미-러 갈등으로 번지나=러시아가 그루지야를 강경 일변도로 공격함에 따라 미국과의 관계도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관람차 중국에 머물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 미국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러시아가 부적절한 반응을 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딕 체니 미 부통령도 10일 사카슈빌리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의 침략 행위가 계속되면 미국과의 관계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 방어(MD) 계획으로 미-러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전쟁은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됐다.

미국은 러시아의 군사 공격을 비난하고 있지만 마땅히 러시아를 압박할 카드가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그루지야의 남오세티야 선제 침공에 대한 보복'이라는 명분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예정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투표도 당사자인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작성일자 : 2008년 0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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