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난주 독도를 갑자기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바꾼 미국의 입장은 '중립'을 지키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첨예한 영토 분쟁지역에 대해서는 실효 지배를 인정하고 있는 미국이 이 미묘한 시기에 독도 관련 표기를 바꾸는 것은 교묘한 일본 편들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지명위원회가 외국 지명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는 '
지오넷 지명서버' 홈페이지입니다.
동중국해의 대표적인 분쟁지 '
센카쿠 열도'를 입력해봤습니다.
일본
오키나와에 속하는 땅으로 나옵니다.
'센카쿠 쇼토'가 표준 지명으로 돼 있고 중국이나 타이완이 부르는 이름인 '
댜오위다오'는 별칭 목록에서도 빠져있습니다.
센카쿠 열도는 1895년
청일 전쟁을 통해 일본이 빼앗았고 패전 직후 미국에 뺐겼다가 돌려받아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지만 일본과 중국, 타이완 간 심심찮게 무력 충돌이 발생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번엔
쿠릴 열도를 찾아봤습니다.
이 곳 역시
러시아 땅이라며 실효적 지배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어 명칭이 표준 지명으로 돼 있지만 밑에 일본어 명칭인 '지시마 레토'도 별칭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 네 개 섬은 1855년 러시아와 맺은 조약을 통해 일본이 차지했다가 1945년 패전 뒤 다시 옛 소련에 돌아갔고 일본은 러시아의 불법 점거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효적 지배를 인정한 이 두 사례와 독도 건을 비교해 보면 중립을 위해 독도를 특정 국가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지역으로 분류했다는 미국은 스스로 모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본의 집요한 로비를 받은 미국이 적절한 시기를 찾고 있다가 이번에 한일간 독도 영유권 논란이 불거지자 미뤄왔던 일을 한꺼번에 해치우려 하고 있다는 의혹의 시선이 일고 있습니다.
[녹취:김영기, 미 조지워싱턴대 교수/동아시아 어문학 과장]
"원래 바꾸려고 하고 있었대요, 그런데 사람들이 독도 갖고 펄펄 뛰니까 거기도 들여다봤을 겁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미국은 나아가 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바꾼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가 '조용한 외교'를 핑계로 수십년 동안 방치해오다 반격을 맞은 독도 문제, 되돌리기조차 힘든 형국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