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美 긴장고조는 美.콜롬비아 책임"(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5일 베네수엘라-콜롬비아-에콰도르 3국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콜롬비아와 미국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미국과의 영원한 대립은 회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미 제국과 그 앞잡이들은 전쟁이고 우리는 평화다. 우리는 평화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콜롬비아를 미국의 명령을 집행하는 "호전적 정권"이라고 규탄하고 따라서 미국과의 대립은 피할 수 없는 성격을 띠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연설중에 그러나 좌익게릴라 조직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에 3억 달러의 지원금을 제공하는 한편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 정부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한 방안을 강구했다는 콜롬비아 정부의 지적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차베스 대통령이 10개 대대 병력을 콜롬비아와의 국경지역에 파견한 데 이어 연일 콜롬비아와 미국을 겨냥한 비난을 계속하고, 베네수엘라 법무장관이 4일 "이미 전쟁이 시작됐다"고 까지 언급했으나 양국의 국경 도시들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엘리아스 하와 베네수엘라 농업장관은 국경폐쇄를 확인하고 양국간 연간 50억 달러에 이르는 교역관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국경폐쇄 조치에 따라 국경을 통과할 수 없게 된 콜롬비아 트럭운전사들은 "차베스가 미쳤다"고 비난하면서 이번 사태가 오래 계속되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콜롬비아 화물운송협의회의 하이메 소르사노 회장은 국경이 열려있을 때 매일 9천400t 가량의 화물이 양국 사이에 오갔다고 밝히고 "과거에도 숱한 문제가 발생했으나 현재와 같은 위기는 처음이다.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남미갈등에 美개입 반대론 확산>
브라질 "미국이 콜롬비아-에콰도르 대결 부추겨" 콜롬비아 내에서도 美 우선정책에 자성론 제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콜롬비아 정부군의 에콰도르 영토 침범으로 빚어진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개입이 역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남미 최대국이자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주문받고 있는 브라질은 미국이 콜롬비아 정부군의 에콰도르 영토 침범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 당사국들을 막다른 길로 몰고가고 있으며, 콜롬비아 정부의 공식 사과를 통한 대화 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도 5일(현지시간)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달갑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 당사국과 남미권 국가들의 중재로 해결할 문제에 미국이 끼어들어 일을 그르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낸 셈이다.
룰라-코레아 정상회의에 배석했던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태는 남미 또는 중남미 지역의 문제이며, 미국이 절대 개입해서는 안된다"면서 "미국이 미주기구(OAS)에 참여하고 있더라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에 따라 코레아 대통령에게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조건없이 받아들이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거듭 촉구했다.
우리베 대통령은 전날 열린 OAS 특별회의까지 합쳐 이미 두 차례 공식 사과 의사를 밝혔으나 코레아 대통령은 "사과 내용이 불충분하다"며 거부했다.
이와 관련, 룰라 대통령은 코레아 대통령의 입장을 두둔하면서 "우리베 대통령이 에콰도르 영토 침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좀 더 성의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베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와 코레아 대통령의 흔쾌한 수용만이 현재의 갈등을 푸는 시작이 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물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나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인질 문제로 얽혀있는 프랑스까지도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룰라 대통령의 견해다.
다시 말해 룰라 대통령과 브라질 외무부의 입장은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의 갈등은 철저하게 양국간의 문제이며, 이것이 남미 지역 또는 국제문제로 확산돼서는 안된다"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1988~2005년 미주개발은행(IDB) 총재를 지내고 현재 스페인에 본부를 둔 이베로-아메리카 기구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엔리케 이글레시아스도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글레시아스 총장은 "콜롬비아-에콰도르 갈등은 지난 50년간 남미 지역에서 벌어진 일 가운데 가장 복잡하고 심각한 사태"라면서 남미 지역에 대한 국제투자 회피까지 가져올 수도 있는 이 문제가 신중한 대화로 해결돼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한편 콜롬비아 내에서도 "지나치게 미국을 우선하는 정책이 남미 인접국들과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콜롬비아 정부군의 FARC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진 뒤 미국이 콜롬비아 정부를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갈등 당사국인 에콰도르는 물론 인접국의 대화 해결 노력까지 해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콜롬비아 국립대학 국제정치연구소의 디아나 로하스 교수는 "우리베 대통령이 미국에 편중된 외교적 입장을 보이면서 인접국으로부터 적개심을 사고 있다"면서 향후 게릴라 단체나 마약밀매조직 소탕작전 등에서 브라질 등 인접국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美軍, 우즈벡에 재주둔할 듯"<나토 특사>
(알마티=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미국이 한때 군사기지를 뒀다가 인권상황을 비판했다 쫓겨났던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 병력을 또다시 주둔시키게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시작하면서 우즈벡의 '카르쉬-하나바드' 공군기지(일명 'K2' 기지) 이용을 허용받았으나 2005년 우즈벡 동부도시 안디잔에서 발생한 정부군의 반정부 시위대 '유혈진압'을 비판했다가 병력을 철수당했다.
카프카스 및 중앙아 담당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특사인 로버트 시먼스는 5일 모스크바에서 "우즈벡 정부가 현재 독일군이 이용중인 자국의 또다른 공군기지 '테르메즈'에 대한 미군 주둔을 허용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말한 것으로 러시아 언론매체들이 전했다.
시먼스 특사는 "우즈벡 정부의 입장을 환영한다"며 "내가 아는 한 미군이 테르메즈 기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즈벡 수도 타슈켄트에 주재하는 한 서방 외교관도 "미군이 아프간을 오가는 군용기 연료공급 장소로 테르메즈 기지를 이용하는 방안을 우즈벡 정부가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우즈벡 정부는 2005년 미군을 쫓아내면서도 또다른 서방국인 독일의 병력 주둔은 문제삼지 않았다.
미국은 2001년 또다른 중앙아 국가인 키르기스스탄에도 아프간 전쟁 병참 지원을 위한 공군기지를 뒀는데, 우즈벡 철군 이후 키르기스 기지는 미국의 유일한 중앙아 기지로 남아있는 상태다.
미국이 실제로 우즈벡에 병력을 재주둔시키면, 자국 주변지역에 대한 나토측 병력증강을 비판해온 러시아 정부의 거센 반발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인권침해국'이라는 서방측 비판을 받는 우즈벡 정부는 지금까지 미군의 자국 재주둔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미국은 지난 1월 월리엄 팰런 중부군 사령관을 타슈켄트로 보내 2005년 자국군 철수 이래 처음으로 우즈벡과 고위급 회담을 열도록 하는 등 우즈벡 '재입성'에 공을 들여왔다.
美국무부 '북한보고서' 표현싸고 마찰< WP >
동아태국, 인권국에 자극적 형용사 삭제 요청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지연으로 북핵 6자회담이 정체된 가운데 미 국무부의 동아태국과 민주주의.인권.노동국이 북한인권실태에 대한 표현을 놓고 갈등을 벌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5일 보도했다.
포스트에 따르면 국무부내에서 인권문제를 다루는 민주주의.인권.노동국이 최근 작성한 북한인권보고서의 일부 표현에 대해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동아태국이 제동을 걸었다는 것.
동아태국의 글린 데이비즈 부차관보는 지난 달 29일 민주주의.인권.노동국의 에리카 박스-러글즈 부차관보에게 이메일을 보내 북한인권 보고서의 일부 표현을 바꿀 것을 요청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데이비즈 부차관보는 당시 이메일에서 북한인권보고서가 완성되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검토할 수 있는 점을 언급,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6자회담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감안해 몇몇 형용사를 삭제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애초 보고서에 `억압적인 북한 체제(repressive North Korean regime)'라고 돼 있던 표현은 `북한 정부(North Korean government)'로, `공개처형이 증가했다는 보도가 있다(Reports of public execution were on the rise)'는 구절은 '공개처형이 계속 드러났다는 보도가 있다(Reports of public execution continued to surface.)'라고 바뀌고, 보고서 내용 중 `고립된 국가'라는 표현은 아예 빠졌다고 포스트는 밝혔다.
이 같은 갈등은 민주주의.인권.노동국의 경우 인권문제에 대해 강경노선을 견지하는 반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자회담을 진행중인 동아태국으로선 가급적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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