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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돌·물병 집어던지는 경찰

쇠뭉치에 머리 맞고 쓰러진 시민 후송
피와 물대포 뒤범벅, 곳곳에 비명소리
[현장 17신] 소화기·돌·물병 집어던지는 경찰... 시민들은 '액젓풍선'으로 맞서

 

 

 

취재 : 황방열 전관석 안홍기 선대식 기자 / 총괄 : 김병기 김미선 기자

사진 : 권우성 남소연 유성호 기자

동영상 : 김호중 김윤상 문경미 박정호 엄수용 기자 / 총괄 : 이종호 기자

편집 : 권박효원 기자

 

  
▲ '6.28 반민주정권 심판의 날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 학생들이 28일 밤 서울 광화문우체국앞 종로거리에서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시도하며 경찰버스를 끌어내려하자 경찰이 살수차로 물을 뿌리고 있다.
ⓒ 권우성
한미 쇠고기 협상
  
▲ '6.28 반민주정권 심판의 날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 학생들이 28일 밤 서울 광화문우체국앞 종로거리에서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시도하며 경찰버스를 끌어내려하자 경찰이 살수차로 물을 뿌리고 있다.
ⓒ 권우성
한미 쇠고기 협상
 
[17신 : 29일 새벽 0시 30분]
 
방패 마구 휘두르며 진압 시작
 
광화문 우체국 앞쪽에서는 비명소리와 여기저기서 의료진의 구원을 요청하는 외마디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밤 11시 55분경 시위대가 전경버스 한 대를 끌어당기자 소화기를 뿌리며 진압에 나선 경찰이 강제진압을 시작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20여m를 치고 나온 경찰은 연좌를 하려던 시위대를 향해 다시 한번 작전을 펼쳐 분말소화기를 난사했다. 그리고 방패를 휘두르고 진압을 하기 시작했다.
 
앞에 있던 시위대 다수가 경찰 방패에 맞아 쓰러지는 장면이 목격됐다. 국가인권위의 인권지킴이단원도 프레스센터 앞쪽에서 전경이 던진 구부러진 쇠파이프에 맞아 강북삼성병원으로 후송됐다. 사진기자와 카메라 기자들을 향해서도 무차별 폭행이 가해졌다.
 
경찰은 현재 종로 1가 르미에르 빌딩 앞까지 치고나온 상황이다. 인도 쪽으로 흩어진 시위대를 향해 경찰은 방패를 땅에 찍으면서 위협하고 있다.
 
시위대는 "폭력경찰 물러가라" "폭력진압 웬말이야"며 야유를 보내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물병을 던지며 강력 항의하고 있다.
 
새벽 0시 15분께 서울시의회 골목에서 전경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쪽에서도 본격 진압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들은 방패를 휘두르면서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일부 전경은 진압에 들어갔다가 시위대에 포위됐다.
 
  
▲ '6.28 반민주정권 심판의 날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 학생들이 28일 밤 서울 광화문우체국앞 종로거리에서 경찰 살수차에 맞서 나무판자로 물대포를 막고 있다.
ⓒ 권우성
한미 쇠고기 협상
 
 
[16신 : 28일 밤 11시 55분]
 
경찰이 던진 쇠뭉치 맞은 시위대, 긴급 후송
 
20대 남성이 쓰러졌던 자리에는 피가 흥건하다. 물대포에서 쏘아댄 물과 빗물이 그 흥건한 피를 씻어내고 있다. 광화문 우체국 쪽에서 시위를 하던 그는 경찰 쪽에서 날아온 쇠뭉치에 머리를 맞아 쓰러졌고 긴급 후송됐다.
 
진보신당 칼라TV를 진행하던 조승수 전 민주노동당 의원도 경찰 쪽에서 날아온 물체에 머리를 맞았으나 다행히 헬멧만 깨졌다. MBC 촬영기자도 경찰이 던진 물체에 맞아 오른쪽 어깨를 쓸 수 없을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
 
경찰의 살수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시위대는 계속해서 버스에 밧줄을 묶어 2시간 반째 당기고 있지만 출렁거리기만 할 뿐이다. 또 전경들이 무차별적으로 분말소화기를 살포해 제지하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전경을 향해 까나리액젓이 담긴 풍선을 던지기도 했고 격렬해진 시위대는 전경버스 유리창을 깨기도 했다. 경찰은 계속 해산 경고방송을 하고 있다. 시위대도 이에 맞서 "폭력경찰 물러가라" "우리들이 정당하다" "경찰은 길을 비켜"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곳의 시위대는 2만5천여명정도 된다.
 
한편 서울시의회 쪽도 경찰의 물대포와 시위대의 소화전 호스 싸움이 격렬하다. 경찰은 물대포를 공중에서 시위대를 향해 직각으로 쏘고 있다. 서갑원 민주당 의원 등이 현장에 추가로 나왔는 데 "더이상 어찌할 줄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최문순 의원은 "외통으로 붙었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민주당 의원들은 조만간 경찰청장을 항의방문할 예정이다.
 

"애들 둘만 집에 있다, 내 집에도 못 가냐?"

청와대 근처 주민들, 안국동서 발 묶여

 

밤 11시 30분 현재 종로구청 뒤편 전경버스로 막힌 골목 앞에서는 한 무리의 시민들이 몇 시간째 발이 묶인 채 전경들에게 항 의중이다.

 

이들은 청와대 인근에 사는 주민들. 이들은 지하철 경복궁역 무정차와 버스·택시 통제로 집에 갈 수 없게 되자 걸어서라도 가기 위해 안국역 인근으로 왔으나 짧게는 30분부터 길게는 2시간 이상 종로구청 뒤쪽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현재 종로구청에서 청와대 쪽으로 갈 수 있는 골목은 전경버스 20여대로 한 치의 틈도 없이 막힌 상태. 전경 몇명만 오갈 뿐 경찰 책임자는 보이지 않는다.

 

이 곳에 발이 묶인 시민들은 112에도 연락해보고, 전경들에게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면서 보내달라고도 사정해봤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112 신고를 받은 경찰들은 밤 11시경 상황만 둘러보고 돌아갔다.

 

40대 중반의 아주머니는 "집에 아이들만 둘 있다, 빨리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전경들에게 사정했으나 들어주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또 청와대 옆 연립주택에 산다는 홍사표(78)씨도 "30분째 기다리고 있다"며 "택시도 안 되고, 지하철도 안 되고, 버스도 안 간다, 길만 건너가면 집인데 이게 무슨 일이냐"고 항의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29일 새벽 0시 10분께 전경버스 차벽의 한쪽을 열고, 주민증을 검사해 종로구 주민임이 확인된 사람들만 지나갈 수 있게 해줬다. 0시 30분 현재 이 곳을 통과하려는 시민들이 줄을 길게 서있다. 또 신분증이 없는 사람들은 여전히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이정희 기자

 

 
  
▲ 28일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경찰이 살수차로 물을 뿌리자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어보이며 저지하고 있다.
ⓒ 유성호
미국산쇠고기
  
▲ 28일 밤 열린 촛불문화제의 행진을 막기 위해 쳐놓은 차벽 앞에서 경찰이 뿌리는 소화분말을 맞으며 기자와 대화를 하고 있는 최문순 민주당 의원.
ⓒ 안홍기
미국산쇠고기
 
[15신 : 28일 11시 15분]
 
바쁜 경찰들(?)... 차벽 안에 또 하나의 차벽 쌓기
 
경찰과 시민들이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는 지금, 경찰 차벽 안에서는 어떤 상황이 펼쳐지고 있을까.
 
경찰 쪽 분위기도 급박하다. 시민들이 차벽을 흔들어대는 힘이 엄청나기 때문. 시민들이 사방에서 차벽을 흔들어대면 차벽은 물론 와이어로 연결된 뒤쪽의 버스와 나무까지 흔들릴 정도다.
 
광화문 네거리로는 호송 OO경찰서'라고 쓰인 8절지 크기의 종이를 꽂은 호송차량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강남경찰서·성동경찰서 등이 쓰여 있다. 또 살수차도 추가로 도착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경찰들은 광화문 네거리의 차벽 안에 또 하나의 차벽을 쌓고 있다. 시민들에 의해 차벽이 뚫리더라도 2차 저지선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 안에서 경찰 지휘관들은 한 데 모여 회의를 하거나 무전기로 상황을 보고받고 있고, 경찰버스에서 내린 전경들은 대열을 정비 중이다. 또 한쪽에서는 경찰들이 승용차를 이용해 소화기 20여대를 추가로 실어 나르고 있다.
 
광화문 네거리에 남아있는 시민 100여명은 경찰에게 "집에 좀 가고 싶다, 나가게 해 달라"며 강하게 항의 중이다. 네거리 안에 있는 시민들이 차벽 밖으로 나가려면 먼 길을 우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 "이건 비극이다"

 

참여정부시절 행장부장관과 건교부 장관을 거친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참담하다"면서 "의원은 국회에서 학생은 학교에서 직장인은 직장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시민들을 이렇게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경찰이 분사한 소화기에 맞아 잠시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는 아직도 '차벽' 앞에 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마음만 바꾸면 되는 일"이라며 "시민들 일부가 과격행위를 보인다고 물대포를 쏴서 시민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나온다고 상황이 달라질지 의문이다, 대통령이 결단하고 혁신적으로 변해야 하는 문제다, 수석 몇 명 자른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행자부장관도 해보고 공직을 오래했다.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집회해야 국민을 설득할 수 있고 공감대를 확산시킬 수 있다. 시민들은 힘들고 화가 나도 자제해야 한다. 그런데 경찰이 잠자던 시민들을 건드렸다. 시민들은 50여 일동안 평화적으로 해왔는 데도 변화된 게 없는 것이다. 정부가 신뢰를 잃었다. 경찰도 신뢰를 잃었다. 비극이다. 근원적인 문제를 찾아야 한다. 시민들이 화가 많이 났는데 근원적으로 정부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것이다."

 

한편, 경찰의 물대포에 맞서 시민들도 소화전에 호스를 연결해 경찰을 향해 발사하고 있다. 특히 경찰의 채증 카메라를 겨냥해 물을 뿌리고 있다. 프레스센터 로비는 시민들이 잠시 쉬었다 나오는 휴식공간으로 변했다. 깔판을 펴고 눈을 붙이는 시민들도 많다.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한다. 물대포를 피해 아이들을 태운 유모차 부대도 눈에 띈다.

 
  
▲ 28일 밤 서울시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마친 시위대가 프레스센터 앞에서 경찰이 전경버스 안에서 소화전 호스로 물을 뿌리자 시민들이 장판으로 저지하고 있다.
ⓒ 유성호
미국산쇠고기
  
▲ 28일 저녁 서울시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마친 시위대가 프레스센터 앞에서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하자 경찰이 살수차로 물을 뿌리고 있다.
ⓒ 유성호
미국산쇠고기
 
[14신 : 28일 밤 10시 50분]
 
여중고생들의 '비명소리'...부상자도 속출
 
  
▲ 28일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경찰이 살수차로 물을 뿌리자 한 시민이 프라스틱 대야로 물을 막고 있다.
ⓒ 유성호
미국산쇠고기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정권과 국민이 전경버스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한 치도 물러섬 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광화문 우체국 앞쪽에 있는 경찰은 벌써 1시간 10분째 살수 스위치를 켜뒀다. 중간에 2~3번 잠시 끈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있다.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지만, 내리는 비를 의식하기 힘들 정도다. 현재 살수차 3대가 시민들을 향해 끊임없이 물을 쏘아대고 있으며 전경들은 소화전을 끌어와 버스 사이로 시민들에게 직사하고 있다.
 
광화문 우체국 현장에서는 물대포를 맞은 여중고생들의 비명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으며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물대포에 눈을 정통으로 맞은 한 남자시민이 광화문우체국 건너편 버스정류장 부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유모차 부대와 가족 단위 참가자는 종로 르미에르 빌딩 근처로 빠져있고 뒤에 있는 시위대는 밧줄을 당기는 시위대를 향해 '으쌰 으쌰'를 외치며 격려하고 있다.
 
시위대는 줄을 전경버스에 묶어 끌어내려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버스가 심하게 출렁거리는 등 거의 넘어오기 직전이다. 전경은 기습적으로 버스에 올라 시위대를 향해 분말소화기를 뿌리고 있다. 역시 직사다. 전경버스 유리창은 전부 깨진 상태이며 시민들은 창틀에 굵은 밧줄을 묶어 잡아당기고 있다.
 
아직 수만명의 시위대가 꼼짝않고 종로1가부터 광화문 우체국까지를 빼곡이 메우고 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있다.
 
  
▲ 28일 밤 서울시의회 앞에서 청와대로 진출을 시도하려는 촛불시위대에 경찰이 물대포 살수를 멈추지 않자, 시위대도 인근에서 소화전 호스를 동원해 경찰에게 살수하고 있다.
ⓒ 남소연
촛불시위대
  
▲ 28일 밤 서울시의회 앞에서 청와대로 진출을 시도하려는 촛불시위대에 경찰이 물대포 살수를 멈추지 않자, 시위대도 인근에서 소화전 호스를 동원해 경찰에게 살수하고 있다.
ⓒ 남소연
촛불시위대
 
[13신 : 28일 밤 10시 10분]
 
"광우병 문제삼기 전에 여러분이 미치지 않았는지"
 
경찰의 폭력 대응이 도를 넘었다. 살수와 분말소화기 분사에 그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집어서 시위대 쪽으로 던지고 있다. 모래를 담은 물병에 이어 소화기와 보도블럭 등에 맞아 부상당하는 시위대가 속출하고 있다.
 
시사만화가 손문상 화백이 서울시의회 쪽에서 헬멧을 쓰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전경이 달려 들어 방패로 내리찍었다. 김혜경 전 노사모 대표는 '라디오 21' 생방송을 진행하다가 경찰쪽에서 날아온 돌에 맞아 쓰러졌다. 그는 곧바로 후송됐다.
 
'경찰 폭력'은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경찰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중에도 전경은 의원들을 향해 소화기를 직사했다. 이용섭 전 행자부장관도 경찰이 쏜 소화기 분말에 맞아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경찰은 계속 다음과 같은 선무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여러분 중에 낫을 휘두르는 사람도 있다. 광우병을 문제삼기 전에 여러분이 미치지 않은 것인지 생각해봐라."
 
  
▲ 28일 밤 서울시의회 앞에서 청와대로 진출을 시도하려는 촛불시위대에 경찰이 물대포 살수를 멈추지 않자, 시위대도 인근에서 소화전 호스를 동원해 경찰에게 살수하고 있다.
ⓒ 남소연
촛불시위대
 
[12신 : 28일 밤 10시 5분]
 
경찰 "이젠 형광물질 넣겠다" 으름장
 
밤 9시 30분께, 서울시의회 쪽에서의 무차별 살수가 잠시 멈췄다. 목에 깁스를 한 안민석 의원, 그리고 김재윤·조경태·이용섭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0여명이 '차벽'을 등지고 스크럼을 짰기 때문이다.
 
물대포는 멈췄지만, 경찰 쪽에서 날아오는 돌과 물병 등으로 인해 부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경찰은 소화기조차 던지고 있다. 전경이 던진 돌에 맞아 <오마이뉴스> 안홍기 취재기자도 손에 부상을 입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소화기에 맞기도 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풍선에 물을 담아서 던지고 있다.
 
촛불 대열 본대가 위치한 광화문 우체국 상황도 심각하다. 밤 9시 12분께 시위대가 한국 수출보험공사 앞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은 몇 번 경고방송을 한 뒤 곧바로 살수하기 시작했다. 경찰의 무차별 살수는 20분째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방송을 통해 "이제부터 물에 형광물질을 넣어 살수하겠다, 형광물질이 옷에 묻으면 검거당할 수 있다"고 경고방송하고 있다.
 
경찰의 무차별 살수는 버스정류장 난간 위에 올라가 있는 촬영기자들에게도 쏟아졌다. 대열 중간에 아빠의 손을 잡고 있던 아이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찰은 계속 경고방송을 내보내고 있으나 종로 1가를 가득 채운 시위대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흰 헬멧을 맞춰쓴 20여명의 시위대가 태극기를 들고 버스 바리케이드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 '6.28 반민주정권 심판의 날 범국민촛불대행진'이 열린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우체국앞 종로거리에서 경찰이 시민들에게 살수차로 물을 뿌리고 소화기를 분사하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강기갑, 천영세, 이정희 의원이 대열 선두로 나섰다.
ⓒ 권우성
민주노동당
  
▲ 28일 밤 경찰의 살수를 막기위해 경찰버스 앞쪽에 나와 손을 잡고 서 있는 통합민주당 국회의원들.
ⓒ 안홍기
미국산쇠고기
 

파란 불에 길 건너는 건 불법? 횡단보도 시위해도 '현행범'

 

시민(40대) "파란 불인데, 왜 횡단보도를 못 건너게 하느냐."

경찰 "안 된다고 하지 않느냐. 불법이다."

시민 "도대체 뭐가 불법이냐. 무슨 법에 걸리는 거냐."

경찰 "내가 말해주면 당신이 아느냐."

 

경찰이 광화문 사거리에서 횡단보도에 있던 시민들을 밀어내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시민 2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28일 저녁 7시 55분께 경찰이 광화문 사거리의 교통을 통제하자, 10분 뒤 인도에 있던 시민 300여명 중 50여명이 광화문 사거리로 진입했다. 이들은 촛불을 들고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외쳤다.

 

이에 경찰은 "도로를 점거하는 것은 도로교통법 위반이다, 즉각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몇차례 경고 방송을 하자, 시민들은 저녁 8시 25분께 인도로 올라왔다. 이어 파란불일 때 횡단보도를 건너며 구호를 외치는 준법 시위에 나섰다.

 

경찰은 다시 시민들을 향해 "촛불을 들고 거리를 이동하는 것도 집시법 위반이다, 모두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시민들은 "파란 불일 때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도대체 누구를 연행한다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그러나 결국 경찰은 저녁 8시 30분께 횡단보도에 있던 시민들을 모두 인도로 몰아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경찰의 몸싸움이 벌어졌고, 시민 2명이 연행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권침해 감시단의 송상교 변호사가 "연행된 시민 2명과 만나고 싶다"고 했지만, 현장 경찰 지휘관은 "나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에 송 변호사가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느냐"며 강력히 항의하자, 경찰은 송 변호사를 인도로 쫓아냈다.

 

다시 수소문 끝에 연행자 2명이 탄 호송차량을 발견한 송 변호사는 경찰에게 헌법상의 변호사 접견 권리를 설명하며 연행된 시민을 만나려 했지만, 경찰은 연행자 접견을 끝내 허용하지 않았다.

 

한편, 연행된 시민 한정희씨는 호송차량 창문을 직접 열어 기자에게 "인도에 있던 내 가방을 검사해 촛불이 없는 것을 발견했는데도 연행했다"고 밝혔다.

  
▲ 28일 저녁 서울시청 인근 태평로에서 촛불집회를 마친 시위대가 청와대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하며 이들을 막고 있는 전경차를 밧줄에 묶어 끌어내려하자 경찰이 살수차를 동원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 남소연
촛불시위대

[11신 : 28일 밤 9시 30분]
 
무차별 살수, 무차별 소화기 분사... 그리고 경고방송
 
저녁 8시 50분께부터 살수차에서 물을 뿜기 시작했다. 분말소화기도 난사되고 있다.
 
경찰은 버스 위에서뿐만 아니라 버스 아래쪽에서도 물을 뿌리고 있다. 시위대의 하체를 겨냥한 살수다. 하지만 우비를 입은 시위대는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으싸! 으쌰!"
 
시민들의 '명박산성' 해체 작업도 시작됐다. 그냥 밧줄이 아니라 이번에는 쇠줄이다. 시위대는 물을 맞으면서도 "폭력경찰 물러가라"를 외치고 있다.
 
시청광장을 출발해 을지로1가-광교-종로1가를 차례로 물들인 10만 촛불의 선두가 광화문우체국 앞 전경버스 바리케이드 앞에 도착하자마자 살수가 시작됐다. 경찰은 곧 해산 경고 방송을 시작했다.
 

"곤봉에 맞았다" "쇠뭉치에 맞았다"

환자 속출에 시민의료단 바쁜 손길

 

서울시의회 입구쪽에 응급의료센터가 설치됐다. 천막도 없이 깔판만 마련됐다.

 

한 환자는 "머리를 쇠뭉치로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곧바로 의식을 잃었다"고 했다. 일단 응급치료를 하고 구급차를 기다리고 있다.

 

한 여성은 "쇠덩이 같은 것으로 왼쪽 다리를 맞았다"면서 절룩거리며 의료진을 찾았다. 40대 초반의 한 남성은 얼굴에 피가 나고 있었다.

 

그는 "차벽에 붙어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고 전경이 거기서 나와 곤봉으로 나를 내리쳤다"고 말했다. 또다른 50대 초반의 남성은 흠뻑 젖은 몸으로 의료진을 찾아왔다.

"불법행위를 그만 하라, 불법행위를 용납치 않겠다, 살수할 예정이니 노약자와 주부·아이들은 안전한 곳으로 빠지라"는 내용이었다. "검거하겠다"는 엄포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시위대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아빠들은 아이들을 등뒤로 숨기거나 유모차의 커버를 내리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시위대는 계속 구호를 외치면서 "촛불이 승리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시위대가 광교를 통과하고 있다. 많은 가족 참가자들을 말해주듯 유모차에 앉아 있는 아이, 아빠 목에 탄 아이, 엄마 손을 잡은 아이 등이 눈에 띈다. 시위대는 '고시 철회, 명박 퇴진'을 외치면서 행진을 하고 있다.
 
  
▲ 28일 저녁 서울시청 인근 태평로에서 촛불집회를 마친 시위대가 청와대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하며 이들을 막고 있는 전경차를 밧줄에 묶어 끌어내려하자 경찰이 소화분말과 물대포를 동시에 쏘고 있다.
ⓒ 남소연
촛불시위대

 

[10신 : 28일 저녁 8시40분]

 

"공안경찰로 회귀했지만, 맨몸으로 맞읍시다"

 

광화문에 비가 흩뿌리고 있다. 10만 여명(주최측 20만명)의 인파는 촛불을 들었다. 이들은 우비나 우산을 쓰고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행진을 시작했다. 촛불 대오는 태평로와 을지로1가 쪽으로 나뉘어 있으며, 광화문에 집결할 예정이다. 방송차량 뒤쪽에는 대형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프레스센터와 서울시의회 사이에 경찰 저지선이 쳐졌다. 시민들은 서울시의회 건물과 '차벽' 틈을 메우고 있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시민들이 방패를 빼앗으려 하자 경찰은 소화기를 쉴 새 없이 뿌리면서 대처하고 있다.

 

차벽 뒤쪽의 전경들은 물병에 모래를 담아 던지고 있다. 이에 시민들도 물병을 던지면서 대응하고 있다. 경찰의 방송 차량에서는 저녁 8시40분께부터 해산방송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무대차에 오른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엄마부대·수녀님들이 많이 오셨다. 그리고 가정마다 촛불을 켜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고 소박하다. 우리 식탁의 안전을 우리가 확보하고 검역주권을 우리가 지키겠다는 것이다. 성장도 좋고 경제도 좋지만 성장의 그늘에서 떨고 있는 비정규직·소외계층·장애인들이 최소한의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들의 요구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우리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배신했다. 미국의 조그마한 소리에도 쩔쩔매고 미국 목축업자 편에 서서 국민들에게 선전포고 했다. 미국이 우리의 상전이냐. 미국 편에 서 있는 이명박 정부를 국민이 응징할 것이다. 지금까지 촛불집회는 평화적인 대 축제였다. 오늘도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맨 앞에 서서 시민들과 전경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맨 앞에 서서 대축제를 만들겠다."

 

긴급체포 영장이 떨어진 박원석 대책회의 상황실장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비장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외쳤다.

 

"오늘 우리는 두명의 대책회의 사람을 잃었습니다. 무엇이 이들의 구속 사유이며 이들이 무슨 죄를 저질렀다는 것입니까. 여기 단 한 명의 촛불이 있을 때까지 저에게 검거전담반이 편성되고 체포영장이 떨어진들 굴하지 않고 투쟁하겠습니다. 함께 싸우다 잡혀가겠습니다.

 

여러분은 검찰과 경찰의 공안대책에 굴하시겠습니까? 경찰은 80년대 공안경찰로 회귀했습니다. 여러분, 촛불이 승리합니다. 이미 이명박 정권은 국민을 설득할 수단과 방법을 잃었습니다. 통치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우리는 헌법에 규정된 저항권에 기반해 이 정권을 끌어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7월 5일 다시 국민이 승리하는 대항쟁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는 저들이 때리면 맞고 물대포를 쏘면 맞으면서 맨몸으로 갑시다. 국민이 승리하고 민주주의가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갑시다."

 

시민들은 박 실장의 말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면서 큰 함성을 질렀다.

 

박 실장의 말이 끝난 뒤 이들은 행진을 시작했다.

 

  
▲ 촛불시민들이 28일 저녁 서울시청 인근 태평로에서 차도를 점거한 채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 남소연
작성일자 : 2008년 0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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