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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기는 미국이 조성한 핵 위기"
"북핵 위기는 미국이 조성한 핵 위기"
강정구 교수 "북의 핵개발은 불가피한 선택"
2008년 06월 27일 (금) 20:55:00 고성진 기자 kolong81@tongilnews.com

   
▲ 27일 오후 서울 연세대에서 '한반도 평화협정의 전망과 과제' 학술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북핵 문제에 대한 균형있는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오후 4시 서울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실에서 30여명의 소속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와 열린평화포럼이 공동주관한 학술 세미나 '한반도 평화협정의 전망과 과제'가 열렸다.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는 북핵문제에 대한 불균형적 인식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제문 '핵문제 해결방향과 한반도 평화체제'에서 "북핵문제의 핵심은 미국이 평화협정과 평화체제를 이행하여 전쟁위협을 가셔 북의 평화.생명권을 보장하고, 경제봉쇄 등을 해제하고 북미수교를 통해 북의 건강.생명권 또는 생존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핵 위기 조성자는 미국이고 귀책사유 역시 미국에 귀속된다"

   
▲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강 교수는 "부시 정부는 2002년 10월 북한이 10.21북미제네바합의를 위배하고 고농춤우라늄 핵개발을 시인했다고 주장하면서 일방적으로 제네바합의를 폐기시키고 북에 대한 맞춤형봉쇄를 발표하면서 전쟁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농축우라늄 핵개발 의혹도 북 외무성 담화가 밝힌 것처럼 미국은 아직도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하지도 못하면서 이제는 고농축 대신 농축우라늄이라고 명칭과 쟁점을 바꿔 자신들이 근거 없이 제시한 의혹에 대해 뒤 꽁무니를 빼고 있는 실정이다"며 "그야말로 제네바합의를 위배한 장본인도 미국이고 근거 없는 고농축우라늄 의혹을 제기해 문제를 일으킨 쪽도 미국인 셈이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그는 "북핵위기는 미국이 조성한 핵 위기이며, 그 귀책사유가 미국에 귀속됨을 전제한 가운데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의 핵시험 무조건 비난은 마치 골리앗보다 다윗을 몰아치는 일그러진 시각"

강 교수는 2006년 10월 9일 북의 핵실험에 대해 "핵 실험이라는 결과만으로 북을 단죄하면서 이런 결과를 초래시킨 미국의 행위에 눈감고, 더 나아가 미국주도의 제제조치에 동조하는 것은 마치 골리앗보다 다윗을 몰아치는 행위와 다를바 없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미국이 1994년 10.21북미제네바합의와 2005년 9.19공동성명을 일방적으로 위반함에 따라 북이 미국의 생명권 위협에 대응해 방패막이인 핵무기를 개발함으로써 평화생명권을 확보하겠다는, 곧 북의 생존을 위한 극약처방이란 시각에서 북의 핵실험을 보는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끊임없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이 없었다면 과연 북이 핵실험을 했을까라는 반 사실적 역사추론을 하면, 북에 대한 무조건 비난이 잘못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핵심은 북이 핵 시험을 할 필요성이 없도록 북에 대한 체제위협을 중단하고 북의 평화생명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북은 자위수단으로 핵무기 개발을 추구했지만 보유 자체를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강 교수는 북이 평화.생명권을 지키려는 대응의 일환으로 핵개발을 하게 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 정권 이후 연례행사로 지속되는 대북 전쟁위협과 NPR과 같은 핵전쟁 위협에 자위권을 확보해 평화.생명권을 지키려는 북한의 대응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 "더구나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목표를 명확히 하면서 핵실험 카드를 생존전략의 수단으로 삼고 있을 뿐 핵무기 보유 자체가 목적이 아님을 지속적으로 또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고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이는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에서 비핵화를 약속함으로써 충분히 입증되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북의 핵 시험이 없었다면 평화협정 국면이란 대전환이 가능했을 것인가?"

   
▲ 강 교수는 북의 핵 시험이 평화체제라는 새로운 국면을 가져오게 됐던 중요한 계기였다고 분석했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그는 "종북론자들을 비롯한 이 땅의 지식인 일부는 북의 핵 시험은 무조건 안 된다고 선언적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다른 대안이나 해결방안을 제시하면서 북의 핵 시험에 대해 단죄를 하든지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

특히 그는 제2, 제3의 조그만 핵보유 국가들이 나온다면 실제적으로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등도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통제 방안이 장기적으로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지금의 미국의 패권주의적 체제 속에서 미국은 핵을 독점하기 위해 핵확산을 방지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시하기도 했다.

강 교수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2.13합의를 기점으로 지금 한반도는 6자 합의에 의해 '항구적 평화체제'가 약속되고 본격적인 평화협정 국면이 열리고 있다"면서 1953년 정전협정 4조 60항에서 합의된 평화체제 구축과 외국군 철수 문제를 미국이 파탄내고 그 책임을 방기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북의 핵 시험이 없었다면 이렇게 본격적인 평화협정 국면을 가져온 2.13합의가 가능했을까?"라면서 "핵 시험 이전 미국 정책으로 보아 전혀 가능성이 없었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민족문제는 실용주의라는 천박한 시장과 경제 논리를 뛰어넘는 전략문제로서 역사전망에 대한 기본 틀을 갖추고 추진할 문제인데도 실용주의를 천명하고 있다"며 정부 대북정책 방향의 재설정을 요구했다.

또 "민족사의 금자탑인 6.15공동선언과 10.4평화번영선언을 부정하면서, 9.19공동성명과 2.13합의에서 합의한 동시행동의 원칙을 위배해, 전혀 실현성이 없고 오히려 흡수통일을 기도하는 망상에 불과한 비핵.개방.3000을 내걸고 있어 조롱거리만 되고 있다"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강정구 교수의 발제 후 이철기 동국대 정치행정학부 교수의 토론과 노정선 연세대 인문예술대 교수의 토론평가가 이어졌다.

작성일자 : 2008년 0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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