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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인 62% "공산주의 시절에 가장 행복">

<헝가리인 62% "공산주의 시절에 가장 행복">

 

빈부격차.경제난 배경..카다르 재평가도 한몫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 헝가리인들의 공산주의 시절에 대한 향수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Gfk가 최근 헝가리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2%는 '공산주의가 붕괴되기 이전'(카다르 야노시 정권 시절)이 가장 행복했다고 대답했다고 일간 넵서버첵이 21일 보도했다.

이런 대답은 지난 2001년의 53%에 비해 9% 포인트가 상승한 것으로, 나이가 많거나 학력 수준이 낮을수록 공산주의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물음이지만 동유럽에 자본주의가 들어온 1990년 이후가 가장 불행한 시기라고 답한 응답자도 60%에 달했다.

반대로 '공산주의 시절이 최악의 시기'였다는 주장은 2001년 20%에서 13%로 떨어졌으며, 공산주의가 몰락한 1990년 이후가 가장 행복한 시기라는 대답도 17%에서 14%로 감소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공산주의 시절이 지금보다 더 행복했었다는 비율은 50대 이상에서 80%나 됐으며, 40대는 75%, 30대 55%로 낮아지다가 15-29세에서는 24%로 급격히 떨어졌다.

헝가리에서 공산주의 향수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복합적인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헝가리가 최근 수년간 재정적자 확대, 물가 급등, 실업자 증가, 긴축 정책으로 인한 복지혜택 축소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서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되고 빈부 격차가 커진 것이 중산층의 몰락을 동반하며, 광범위한 '공산주의 노스탤지어'를 불러온 곳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공산주의 붕괴 이후 논란이 돼온 카다르 정권에 대한 재평가가 긍정적인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도 옛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1956년 부다페스트에서 반(反) 소련 봉기가 일어났을 때 민중을 배신하고 소련 정권에 야합, 정권을 잡은 뒤 32년 간 헝가리를 통치했던 카다르는 민주주의 세력으로부터 줄곧 비난을 받아왔지만 지지자들은 그가 다른 공산주의 국가들에 비해 높은 생활 수준과 정치적 안정을 이룩한 위대한 정치인이라고 반박해왔다.

그런데 카다르 정권이 당시 추진했던 '공산주의의 틀' 안에서의 경제적 안정과 상대적인 자율성 보장 정책이 자본주의 도입 이후 극심한 경쟁과 자율, 복지 축소에 적응하지 못한 구세대로 하여금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카다르는 1990년대 이후 실시됐던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연령층, 농촌지역, 저학력층을 중심으로 '20세기 헝가리 정치에서 가장 긍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 등으로 꼽혀왔다.

사회학자인 타마시 팔은 이번 조사 결과가 공산주의에 대한 정치적 향수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기본적으로 동유럽 사람들은 1990년대 공산주의 붕괴 이후 서유럽인들보다 행복하지 못했고,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는 카다르 정권 중기와 말기 이후 헝가리인들이 누렸던 안정된 사회복지,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에 대한 동경이 표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성일자 : 2008년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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