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조직적 개입 정황
기무사 수뇌회의·증거 인멸 뒤 ‘희생양’ 내세운듯
군 안팎 ‘꼬리자르기 수순’…210부대가 ‘몸통’ 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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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군 기무사령부의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기무부대가 위치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송파지역 군부대 모습. 김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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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령부 민간인 사찰의 ‘몸통’이 서울 송파지역 210
기무부대란 증언이 나오고, 사찰을 받은 기광서(48) 조선대
교수의 컴퓨터에서 최근 작업 기록이 삭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기무사의 조직적 개입 정황이 구체화하고 있다. 이런 정황들이 공개되면서 기무사가
대책회의를 열어 ‘민간인 사찰’ 축소·은폐를 시도했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멀쩡했던 기 교수 컴퓨터에서 작업 기록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기무사 사찰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사안이다. 하지만 그 절묘한 시점이 더욱 눈길을 끈다. 10월17일치 기록까지가 삭제됐는데, 다음날인 18일은 사건의 분기점과도 같은 의미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9월5일 수사의뢰를 받은 뒤 15일 기 교수 컴퓨터 해킹에 광주·전남 기무부대 소속 김아무개(35·구속) 군무원과 장아무개(35·구속) 중사가 연루된 사실을 밝혀내고 사건을 군으로 이첩했다. 두 사람은 “아이디(ID)를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다가 9월 말~10월 초 사이 범행을 실토했지만 군 당국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진행했다. 10월 초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봐주기 수사’ 논란이 나오자 뒤늦게 14일 이들을 구속했다.
그런데 나흘 뒤인 18일은 이들 두 사람에게 해킹을 지시한 혐의로 같은 부대 소속 한아무개(47) 원사가 구속되고, 8월29일과 9월1일 해킹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 송파지역 210기무부대 소속 한아무개(35) 군무원이 군 당국에 자수한 날이다. 이를 계기로 수사 주체도 31사단 헌병대에서 국방부 조사본부로 바뀌었다.
당시 국방부 안팎에서는 사실상 ‘꼬리자르기’의 범위를 공표한 것 아니냐는 평이 많았다. 실제 국방부 한 관계자는 “(18일 자수한) 한 군무원을 더 구속하는 선에서 이번 달 안으로 수사결과 발표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추가 구속과 자수 등으로 사건의 윤곽을 공식화했는데, 마침 그 직전까지의 컴퓨터 기록이 삭제된 것이다. 자료를 삭제해 증거를 인멸한 뒤 희생양들을 내세워 파문의 추가 확산을 막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사령부에서 대책회의를 연 결과 축소·은폐를 결정하고, 이에 따라 소속 전문가들을 현지로 내려보내 작업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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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부대
이번 민간인 사찰의 숨겨진 ‘몸통’으로 의심받는 210부대는 통신 등에 특화된 방첩 전문부대이다. 대령급 지휘관이 지휘하며 특전사와 종합행정학교, 상무대 등과 함께 서울 송파구에 위치해 있다. 군 관계자는 “일종의 고정간첩을 색출하는 부대”라며 “군내 인사의 동향을 파악하고 각종 로그인과 컴퓨터 작업, 감청 등을 주 업무로 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태영 국방장관 시절 기무부대에서 사이버보안 업무를 맡도록 하면서 사이버 분야 쪽으로도 활동 반경을 넓힌 것으로 전해졌다. | |